부처님이 아시세왕의 초대를 받았을 때 일로 ‘아시세왕 수결경’에 나오는 이야기다. 왕은 부처님이 설법을 마치고 돌아갈 무렵이면 밤이 깊을 것을 염려해 길에 등을 달았다. 왕궁에서 부처님이 머무르는 기원정사까지 만등을 달아 불 밝혔다. 한 여인이 있어 등을 밝히려 했으나 너무 가난하여 양초 살 돈이 없었다. 궁리끝에 머리를 잘라 판 돈으로 등 하나를 사서 바쳤다.
이윽고 부처님이 기원정사로 돌아가는 도중에 돌연 일진광풍이 일었다. 왕이 밝힌 만등은 일시에 꺼졌다. 오직 가난한 여인이 바친 등불만이 꺼지지 않고 부처님의 발길을 밝혔다.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썰렁하다고 한다. 동전 아니면 천원짜리 몇장이 고작이라는 것이다. 사회복지시설을 찾는 발길도 뜸해 매서운 강추위가 더욱 춥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도 어쩌다가 사회복지시설을 찾는 이가 더러 있다는 이름없는 시민, 자선냄비속의 외로운 온정은 가난한 여인의 등불과 같은 ‘빈자의 한등’일 수가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욕심 많은 고리대금업자 스쿠루지앞에 나타난 유령은 7년전에 죽은 동업자 마테였다. 생전의 업보로 무거운 쇠사슬을 메고다니는 친구유령의 안내로 스쿠루지는 자기의 미래유령이 보여주는 종말을 보게 된다.
찢기고 더러운 시트에 싸여 돌보는이 없이 팽개쳐져 있는 가엾은 자신의 시체를 보는 순간 비로소 삶의 의미를 깨닫고 자선사업가가 될 수 있었다.
영국의 디킨즈가 쓴 ‘크리스마스 북스’의 첫번째 작품에 나오는 내용이다. 스쿠루지가 친구유령을 만난 것은 크리스마스 자선모금을 하는 조카의 권유를 냉정하게 뿌리친 후였다.
우리 모두가 자신도 모르게 이기적인 스쿠루지가 돼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 같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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