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70년대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혈혈단신으로 외국행 비행기에 오르던 가장들의 발길이 새천년을 앞두고 재현되고 있으나 종전과 달리 영어구사능력 등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구직자 등에 따르면 IMF이후 간호사나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의 자격증을 갖춘 실직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다 외국에서 요청이 쇄도, 이들을 중심으로 해외취업이 이뤄지고 있다.
주로 여성들에게 국한되고 있는 간호사의 경우, 최근 사우디로부터 210명을 요청받았으나 아랍어 구사능력을 요구하는 바람에 취업과는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근무할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이보다 요구조건이 더 까다로운 실정으로 최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구직자 1천300여명으로부터 접수를 받아 미국측에 취업을 의뢰했으나 최근 70여명만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지하철공사현장 등 동남아 일대 건설현장에서 근무할 굴착공과 용접공 및 철근공 등의 직종들도 현지로부터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실직자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국민소득이 1천달러를 밑돌던 시절에는 단순기능공 위주로 해외취업이 이뤄졌으나 요즘은 최소한의 영어구사 능력을 요구, 구직자들과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고 말했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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