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처의 유흥가와 번화가가 세기말을 즐기려는 인파들로 연일 새벽까지 흥청망청대고 있는 모습은 비정한 사회의 한 단면이다. 나이트클럽, 주점, 여관 등이 초저녁부터 만원사례를 이루고 유통업계들은 소위 ‘세기말 특수’를 노린 ‘밀레니엄 상술’로 과소비심리를 부채질하고 있다. 대형백화점들이 일정액수 이상을 구입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해돋이 비행기 여행과 스키여행을 내거는 등 각종 이벤트를 마련해놓고 과소비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온통 낭비풍조로 들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주가상승률은 세계 8위를 기록했고 백화점의 연말세일은 매출액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국내외 휴양지로 향하는 비행기표는 구하기가 힘들어졌고 호화아파트 분양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호텔마다 송년회로 흥청거리고 고급 음식점과 호텔 식당은 지난 11월 거의 예약이 끝났다. 사치성 수입도 급증하고 기업들은 돈이 남아돈다고 한다.
그러나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의 세상은 그야말로 적막강산이다. 고아원, 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에는 방문객이 줄어 더욱 쓸쓸하고 가장의 실직으로 무료급식을 받는 학생들이 이 순간에도 늘어나고 있다. 소년소녀 가장이 늘고 있으며 의탁할 곳 없는 노인들이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는 것이다.
IMF를 극복했다고 정부는 자랑하지만 빈부의 격차는 더 극심해졌다. 어려운 이웃은 아랑곳 없이 혼자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이기심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맥빠지게 한다. 내돈 갖고 내가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이 사회연대의식을 깨뜨리고 있다.
경제는 호황이라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IMF로 인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돌보지 않으면 지탱하기가 정말 어렵다. 이제부터라도 연말연시의 각종 모임을 줄여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한다. 과소비성 쇼핑을 자제하여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성금을 내야 한다.
우리의 작은 도움이 온정의 강물이 되어 이 춥고 메마른 사회를 적셔주는 것이다. 우리의 작은 이웃사랑이 화톳불이 되어 꽝꽝 얼어붙은 이 사회를 따뜻하게 녹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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