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혼잡비용이 12조라니

최근 교통개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98년 우리나라의 총 교통혼잡비용은 당시 국민총생산(GDP)의 2.7%인 약 12조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약 7조원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그리고 나머지 5조원은 고속도로와 국도 및 지방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물론 이런 수치는 경기악화의 영향으로 97년의 18조원에 비하여 줄어 든 것이기는 하나, 아직도 다른 선진국가에 비해 대단히 높은 수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교통문화는 경제수준에 비해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교통혼잡 비용도 많을 뿐만 아니라 교통질서를 비롯한 교통문화는 더욱 문제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29개 회원국 중 8위, 인구 1백명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하위권인 27위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유독 교통사고 사망률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폭증하는 교통사고에 대한 이런 통계는 손해보험협회가 지난 9월말까지 분석한 자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즉 사고발생건수가 전체보험 가입 건수의 4.6%에 달하며, 이는 사상 최고였던 92년의 4.7%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사고에 의하여 1년에 약 66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66만명이라는 사상자수는 전북 전주시에 해당되는 숫자이니, 1년에 전주시 규모의 인구가 교통사고로 사망 또는 부상을 입고 있다니 참으로 무서운 일 아닐 수 없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우리 나라는 또 다시 교통사고 1위의 부끄러운 기록을 다시 가져야 될 것 같다. 외국 관광객들도 한국 관광에서 가장 힘든 것이 무질서와 난폭운전의 교통질서를 지적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의 교통문화는 하위수준이다.

교통문화의 선진화는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높은 교통혼잡비용과 각종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어야 하며, 이를 위하여 정부는 물론 시민 개개인의 교통문화 의식 제고가 절실한 과제이다. 특히 차량운행이 폭증하는 연초를 맞아 선진화된 교통문화는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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