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통한 삶의 본질 탐구

‘지난밤/ 웬 바람이 그리도 불어댔을까/ 아무 말 없이/ 뜨겁게 꽃혀 있던 꽃잎 죄다 떨어뜨리고/ 불구가 된 나무, / 몰라보게 / 오른쪽으로 기울어졌다/ 빠져 죽은 꽃이파리를 향해/ 환장한 듯 헛손/ 다질하다/ 빈 들판에 무너진 한쪽/ 바람아,/ 쓸지마라,/땅에 떨어뜨린 뜨거운 하혈/ 추억의 힘으로시 꽃이 될 거다.’(‘이별’ 전문)

지나간 사랑에 대한 추억과 회한으로 점철되어 있는 최문자 시인의 네번째 시집‘울음소리 작아지다’가 출간됐다.(세계사 刊)

최문자 시인의 시에서 이별의 아픔과 공허한 자기 확인에서 촉발되었을 사랑에 대한 추억은 미련과 후회의 감정을 넘어 사랑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통해 존재론적 성찰로까지 이어지는 듯하다. 사랑은 인간 관계의 가장 첨예한 양상을 이룬다. 따라서 그의 시는 사랑의 아픈 기억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할 뿐 아니라 관계성을 토대로 한 인간의 근원적 문제를 사색하는 데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서울출생으로 성신여대 대학원을 졸업한 최문자 시인은 지난 1982년 ‘현대문학’ 등단했으며 1989년 첫 시집 ‘귀 안에 슬픈 말 있네’를 출간한데 이어 1993년에는 두번째 시집 ‘나는 시선 밖의 일부이다’를 출간했고 1998년에는 세번째 시집 ‘사막일기’를 출간했었다.

그 밖에 저서로는 ‘시창작 이론과 실제’‘현대시에 나타난 기독교 사상의 상징적 해석’외 다수가 있으며 현재 협성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