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무가사설 100년 총정리

경기도의 도당굿 및 안택굿 등 오랜세월 경기도에서 불리워지던 무가를 체계적으로 총정리한 ‘경기도당굿의 巫歌’가 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이 ‘경기도의 굿’에 이어 기전문화예술총서 2권으로 발행한 ‘경기도당굿의 무가’는 무가의 본질이 신성(神性)에 있음을 강조하면서 조선조 말에 불려지던 무가로부터 현재에 구전되고 있는 화랭이 및 무녀들의 무가를 시대별로 구분해 정리했으며, 전수자별 비교와 해설도 덧붙였다.

책은 민속연구가 하주성씨가 정리·해설을 했는데 그는 “굿의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무가의 사설을 정리한다는 것은 그 지역의 정신세계·정체성을 확인하는 결정적인 작업”이라며 “이 책은 19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100여년에 걸쳐 경기도 일대에서 구송되던 무가를 도내 최초로 완전 정리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굿은 재인청에 속해있던 많은 화랭이들에 의해 기능적으로 뛰어나게 발전해왔다. 특히 경기도 굿의 무가는 경기시나위를 반주음악으로 섭채, 모리채, 발뻐드래, 넘김채, 조임채 등 경기도만이 갖고있는 장단을 사용하면서 터벌림춤이나 진쇠춤 등 예술성이 뛰어난 무용을 창출해 내기도 했다. 또한 화랭이들이 손님노정기나 군웅노정기, 마당굿 등에서의 많은 판소리를 무가 안에 수용하면서 악가무희(樂歌舞戱)의 총체적인 종합예술로서 지역 전통예술의 가치를 한단계 높이는데 구심점이 되어왔다.

경기도굿 무가의 사설은 정형화된 것이 아니라 굿을 하는 장소나 굿의 종류 혹은 기능인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특징을 갖고있는데 하주성씨는 “무가는 정형화되지 않고 무의식의 현장마다 기능인 나름대로 고유한 특징이 나타나 그 만큼 현장성과 역사성이 크다. 또한 단순히 문학적·예술적 자료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그 시대와 사람들이 살아가는 정서, 주변환경과 기층의 삶의 형태까지도 연구할 수 있는 방대한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그 가치를 총체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이번에 이 책을 펴낸 것인데 도내 많은 무가 가운데서도 화랭이 계열의 무가중 안택굿 무가(이종만 무가)와 화랭이들이 도당굿에서 펼치는 연희화된 굿거리의 무가(조한춘 무가), 그리고 세습화랭이와 무녀 사이에 전승되던 혼합된 무가(오수복 무가), 지금은 끊겨 버렸다는 경기도 전통 겹말미무가(하영운 무가)를 비교함으로써 무가의 전승과 변화에 대한 한 부분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특히 지금은 이름조차 생소한 진오기굿에서 나타나는 겹말미의 실체를 파악한 것과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무가를 소화해낼 수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98호호 경기도당굿 기능보유자 오수복씨의 무가를 최초로 완전 정리한 것은 이 책의 성과로 꼽힌다.

부록으로는 구전으로 전해지면서 말과 뜻이 다르게 표현되고 있는 무가의 원형을 추적하는 작업을 병행해 안택굿 무가본을 정형화시켜 수록, 경기도굿의 무가를 올바르게 전승할 수 있는 자료를 마련했다. 문의 (0331)258-5105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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