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청소년 매매춘·윤락행위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수원·성남·평택 등 경기도내 윤락가는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숨바꼭질 호객행위가 여전히 빚어지고 있었다.
더욱이 길거리에서 호객행위를 하던 아가씨들은 시민의 제보를 받고 출동하는 경찰 순찰차가 도착하기전에 썰물처럼 빠져나가 틀에박힌 단속을 무색케 했다.
16일 새벽 0시 20분경 수원역 윤락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윤락녀들은 짙은화장, 엉덩이만 살짝 감춘 짧은 치마, 앞가슴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티를 입고 취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이들은 술취한 행인을 붙들거나 지나는 차량을 막고 윤락을 강요하기도 했으며 일부 아가씨는 거절하는 행인에게 심한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이같은 모습은 지난 14일 업주들의 종업원 과다노출 금지, 대로변 호객행위 중단등 ‘자정결의 대회’가 형식적이였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또 미성년자로 보인다는 시민의 제보를 받은 관할 파출소 순찰차는 엉뚱한 장소만 겉돌았다.
세차례나 신고를 접수받고서야 현장에 도착한 파출소 직원은 어려보이는 아가씨의 나이를 파악한뒤 업소로 돌려보냈다.
여고시절 가출했다는 이모양(20)은 “윤락업주가 자정결의대회를 갖는다고 미성년자 매춘행위가 근절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여기서는 잘만하면 월200만원 이상 벌 수 있어 씀씀이가 헤픈 10대들이 돈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고 토로했다.
이에앞선 15일 밤 8시 성남시 중원구 중동 윤락가 일대.
20대 윤락녀가 술에 취한 50대후반 남성의 소매를 붙들고 “놀고가라”는 호객 행위를 버젓이 하고 있다.
빨간 조명을 받으며 아가씨들이 허벅지를 훤히 드러내 길가는 청소년들의 눈길을 유도하고 있었다.
이밖에 평택시 평택동 (속칭 삼리), 동두천 생연동, 파주 용주골·법원리 일대 윤락가 등도 업주 자정결의 대회를 비웃는듯 단속관청과 숨바꼭질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윤락업소 주인 김모씨(40)는 “업소끼리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걷고 있다”며 “단속의 칼바람도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되고, 큰 말썽만 일으키지 않으면 크게 겁날게 없다”고 말했다.
/김창학·신현상기자 chkim@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