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복권, 벤처등 일확천금을 꿈꾸는 밀레니엄 한탕풍조가 만연되면서 직장을 무시하고 직업을 경시한채 신기루를 쫓는 들뜬 사회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20일 수원지방노동사무소와 중소기업들에 따르면 최근 일확천금 풍조가 만연하면서 높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공단내 중소기업체의 인력난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공장 가동률이 70∼80%에 머물고 있다.
인천남동공단에서 정밀 도금업을 하는 최종민씨(45·인천시 연수구 연수동)는 지난해 9월부터 매일처럼 인력업체에 전화를 걸어 4명의 구직자를 찾고 있으나 4개월동안 단한명도 구하지 못해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요즘 젊은이들은 무엇이든 한방만 터지면 평생 먹고 살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인지 조금만 힘들어도 고개를 돌려버리고 1∼2일 일한뒤 쉽게 그만둬 버린다”고 말했다.
또 인력공급업체인 진성개발 김성준부사장(42·수원시 장안구)도 “중소기업의 구인은 기대도 할 수 없다”며 “고교만 나와도 기계 등 생산직에 가려는 젊은이는 아예 찾을 수 없다”고 밝힌다.
수원인력은행이 지난해 조사한 구인 충족률에서도 기계 등 기능직 충족률 40.1%, 전체 충족률 51.8%로 나타나 젊은이들의 직장 선호도가 크게 낮아졌음을 반영하고 있다.
또 지난달 촉망받던 경기도내 젊은 사무관 김모씨(38)가 벤처로 한탕 벌겠다며 공직을 벗어던지는가 하면 오는 2월 대학을 졸업하는 정모씨(27)는 일반기업 취직 등은 도외시한채 친인척의 돈을 빌려 정보업체 투자에만 골몰하고 있다.
이처럼 한방에 끝낼 수 있다는 의식이 젊은 사회에 만연하면서 대화도 깜짝 돈벌이 등의 비정상적인 한탕주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같은 풍조는 그동안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해오던 회사원들에게까지 번져 회사의 컴퓨터 단말기는 업무 보다는 주식시세표를 확인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노동전문가들은 구직현장에서 이같은 젊은이들의 직업관이 크게 굴절돼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국청소년개발원 조영제연구원은 “정보화사회는 유목사회처럼 변화에 민감한 창의성과 개방성이 필요하지만 일과 사람에 대한 성실성이 밑바탕이 돼야한다”며 “가장 기본적인 성실성 없이 무조건적으로 창의성과 개방성이 강조되면서 모든 것이 수단화되면서 직업구조 또한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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