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총선 시민연대가 공천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하자 정치권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이번 명단에는 공동정권의 한축을 이뤄온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를 비롯한 여야 중진 및 실세들이 대거 포함됨으로써 정치권을 뿌리째 뒤흔드는 정계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시민단체의 명단 발표에 대한 각당의 움직임을 통해 예상되는 향후 정국 전개 방향은 크게 세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자민련이 청와대와 민주당에 음모론을 제기하며 직격탄을 날려 그 동안 2여간 논의됐던 연합공천이 ‘물 건너 갈’공산이 커졌다.
당초 도내에서 확실한 연합공천 후보로 거론됐던 이태섭(수원 장안), 이건개의원(전국구, 구리지구당위원장)이 지난 10일 경실련의 1차 발표에 이어 이날 총선시민연대가발표한 명단에도 포함됨에 따라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주당의 도내 한 중진 의원은 “연합공천은 완전히 끝났다”고 단언하며 “시민단체가 공천 부적격자로 공개한 후보를 연합공천 후보로 내세우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두번째는 현역 의원 물갈이설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우리당은 이미 시민단체가 제기한 명단을 공천과정에서 참고하기로 했으며 여기에는 지난번 경실련에서 발표한 명단도 고려될 것으로 안다”고 말해 현역 의원의 공천 배제를 시사했다.
민주당 역시 원론적 수준이기는 하지만 공천에 참조하기로 해 시민단체가 추가 발표하기로 한 인사들을 공천에서 배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지난번 경실련의 명단을 포함, 반부패국민연대가 제기한 병무비리 연루자도 포함될 전망이어서 각종 시민단체가 제기한 ‘리스트’가 현역 의원 물갈이의 ‘명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견된다.
세번째는 세대교체론을 들고 나올 정치신인들의 대거 진출이다.
시민단체가 공천부적격자를 그대로 공천할 경우 낙선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어서 각 당이 이 같은 시민단체의 명분을 활용, 위험부담을 일정부분 덜어내고 총선을 치를 것으로 보여 신진인사들의 전면배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도내 중진 의원은 “참신성과 도덕성이 공천의 제1덕목이 될 것”이라며 “우리당에는 이에 부합되는 인물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이재규기자 jk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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