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행정기관의 공직기강이 총선과 인사철을 앞두고 몹시 흐트러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특히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반대인사 명단 발표로 정치권이 긴장한 가운데 정치개혁바람이 사회전반에 번지고 있는 중에도 나사풀린 공직자들을 보게 되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에 처해 있다. 16대 총선을 78일 앞두고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낙천운동으로 나라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이럴 때일수록 공직사회가 중심을 잡고 의연한 모습을 보여야 할텐데 오히려 한술 더 떠 기강이 극도로 해이해지고 있는 것이다.
경기일보 취재망에 나타난 공직자들의 근무행태를 보면 우리 공직사회기강의 현주소를 잘 알수 있다. 수원의 어느 구청에선 직원들이 점심시간 20여분전에 외식을 위해 이미 자리를 비웠고 점심시간이 20여분 지났는데도 외출중이었다. 구청장 역시 점심시간이 끝난 1시30분 이후에도 자리를 비우고 있었다. 일부 시군 교육청 직원들은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는가 하면 시간대별 주식시세표 파악에 열중하고 있었다. 어느 경찰서 간부는 근무시간에 외출이 잦아 결재가 밀린 직원들의 눈총을 샀고, 또다른 간부는 업무는 제쳐둔 채 하루종일 인사정보파악에 매달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래 위 가릴것 없이 근무태만은 물론 무책임 무소신 무기력 등 ‘3무’ 현상에 정치권과 단체장 기관장 눈치보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유독 이들 기관에서만 일어난 일이라고 보지 않는다. 지금 전국 도처에서 비슷한 행태들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공직자들의 마음이 딴 곳에 가 있으면 행정이 제대로 될리 없다. 공직자는 국민의 공복이며 국가기관의 근간으로서 언제나 국민전체에 봉사하고 책임지는 공직자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총선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인사철이 됐다고 해서 상급자의 눈치나 보며 무사안일과 적당주의로 세월을 보내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흐트러진 분위기를 바로 잡기 위해선 공직자들의 투철한 사명의식과 공무담당자로서의 엄격한 기강이 확립되어야 한다. 특히 오늘같은 시국에서는 국가의 기반이 흔들리지 않게 공직자들의 투철한 시대상황인식과 역사의식이 요구되고 있음을 명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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