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로부터 준조세라는 지적을 받아온 적십자회비가 올해부터 시민들의 자진납부제로 바뀌었다. 지난 날 모금과정에서 불합리했던 사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자진납부 제도로 인해 대한적십자사가 겪는 애로사항은 이만 저만한 게 아닐 것이다.
현행 적십자회비는 적십자사 모금위원들이 나눠준 지로용지를 갖고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금융기관에 납부하도록 돼있다. 과거와는 달리 읍·면·동사무소 등 행정기관이 모금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이같은 제도변경에 따라 시지역은 4천원, 군지역은 2천5백원으로 정해 지로용지를 배부, 지난 10일부터 수납하고 있으나 당초 우려했던대로 모금액이 너무 적다고 한다. 적십자회비 모금에 초비상이 걸린 것이다.
대한적십자사는 국제적십자회의에서 결의된 모든 원칙에 입각, 인도적 임무의 달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1905년 10월 27일 고종 황제의 칙령 제47호로 탄생한 이래 대한적십자사는 우리 겨레와 운명을 함께 하면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대한적십자사는 재난으로부터의 구호사업, 보건사업, 사회봉사사업, 청소년사업 등 수많은 사업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을 국민들이 내는 회비에만 의존한 고충이 있어왔다. 일부의 여론때문에 모금방법이 자진납부로 바뀌긴 했지만 소기의 목표액을 달성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예전처럼 기업체들이 특별회비를 많이 내지 않을 것이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의 경우 5천여명의 봉사원과 RCY(청소년적십자단)회원으로 홍보단을 구성, 올해 모금이 마감되는 3월말까지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하나 아직도 호응도가 낮다고 한다.
적십자정신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서로 돕자는 박애정신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사람은 누구나 적십자 회원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어려울 때 일수록 서로 돕는 아름다운 인본정신을 갖고 있다.
조금 덜 쓰고 아껴서 적십자회비 자진납부운동에 동참하는 것만이 위기에 직면한 적십자운동에 원동력을 제공하는 일이다. 적십자회비 납부는 곧 미래의 나를 돕는 일과 마찬가지다. 적십자회비 자진납부의 발길이 모든 금융기관에 답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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