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長室에서의 분신소동

동두천시청에서 3명의 사상자를 낸 집단 분신자살이라는 극단적사건이 벌어졌다. 동두천시장실에서 엊그제 낮에 일어난 전 ‘우신운수’ 택시운전기사들의 분신자살소동은 충격적이자 유감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이들은 도산한 ‘우신운수’가 자신들의 채권을 변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래교통’에 합병된 데 항의해 이런 행동을 했다고 하나 이유야 어떻든 그들의 행동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시장경제사회에서 경제주체간 채권 채무관계란 존재하게 마련이며 이는 적법한 소송절차를 거쳐 분쟁을 해결하는 게 기본이다. 이를 모를리 없는 사람들이 극단적 의사표시 방법을 선택하고 그 사건이 당사자들의 채권 채무관계를 법률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시청에서 벌어졌다는 데 우리로선 안타까움을 금하기 어렵다.

그들의 주장대로 택시 1대당 2천500만원씩을 지입형식으로 받은 회사가 망해 다른 회사에 양도됨으로써 돈을 떼이게된 딱한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그런 극단적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면 그건 잘못이라고 본다. 시장실에 난입, 분신자살과 같은 극단행동이 문제해결수단이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된다.

자신들의 채권확보책으로 회사 택시에 대해 경매절차를 거쳤지만 채권회수가 만족지 못했다면 다른 보전책을 찾았어야 옳은 것이다. 지자체로서는 택시회사와 운전기사간 채권 채무관계까지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젠 억지요구라도 집단농성으로 밀어붙이면 관공서에서 해결해주는 시대도 아니고 떼쓰면 된다는 우격다짐이 통하는 시대도 아니다.

또 이번 사건을 보면서 걱정되는 것은 관공서의 허술한 경비상태와 경찰의 엉성한 진압작전이다. 몇차례 농성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20ℓ짜리 휘발유통 3개를 들고 시장실에 난입할 때까지 경비원과 직원들은 무얼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또 소방차량까지 동원할 만큼 위급상황을 인식한 경찰의 작전도 미흡하기는 마찬가지다. 좀더 신중하고 주도면밀했더라면 분신과 같은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경찰과 관공서는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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