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머니에서 담배꽁초를 꺼내는 이의 말은 이러했다. 꽤나 골초여서 길가면서도 담배를 태운다는 것이다. 길에서 담배를 피우는게 문명인답지 않은지 알지만 어쩔 수 없이 태우는 골초라는 것이다. 노상끽연보다 잘못된 것은 꽁초를 길에 아무렇게나 내버리는 악습이었다.
사회생활에서 다른 일엔 별로 경우를 어기지 않으면서 길에 꽁초버리는 못된 습관만은 좀처럼 고치지 않은 이유를 ‘내가 안버려도 길에 버려진 꽁초가 수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랬던 그가 피운 담배꽁초를 호주머니에 담게된 데는 이유가 있다.
2000년 들어 뭔가 달라져 보일 것을 궁리한 끝에 길에 담배꽁초 안버리기를 작심했다는 것이다.
내가 굳이 안버려도 길에 버려진 꽁초가 수북하기 때문에 버린다기 보다는 남들은 다 버려도 나만은 안버리기로 생각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이는 사소한 결심이고 또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실천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사소한 결심, 고치기 쉬운 잘못을 고치지 않고 사는 것이 예사다. 누구에게나 잘못된 생활의 단점은 있게 마련이다. 저마다 뭔가 잘못된 습관을 한가지씩만 고쳐나가면 그만큼 밝은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해 본다. 남의 잘못을 탓하기보단 나만은 잘못을 고치겠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
환경운동가인 젊은 재미교포 데니 서는 얼마전 모국 방문에서 “우리 모두가 하루에 15분씩만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면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의미심장한 말이다. 길은 먼데 있는 것이 아니고 평범한 가운데 있다.
/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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