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암도앞 해안도로 아우토반 무법천지

“차량들이 어찌나 빨리 달리는지 겁이 나 다시는 이용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난 19일 새벽 3시께 인천시 남구 용현동 서해안고속도로와 남동구 고잔동 소래포구를 연결하는 해안도로 아암도앞.

승용차 운전자 이모씨(36·자영업·부천시 원미구 춘의동)는 서해안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이 도로를 탔다가 차량들의 ‘무한질주’로 십년감수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 도로가 이처럼 공포의 ‘아우토반’으로 둔갑한 건 지난해부터.

광역시 道인 이 도로는 관리청이 인천시로 길이는 14.6㎞에 편도 3차선으로 지난 96년 개통됐다.

“당초 인천항을 통한 물동량도 분산하고 남동공단 진입차량들의 원활한 소통과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에 대비하기 위해 해안도로를 개설했었습니다.”

인천시 관계자의 설명처럼 자동차전용도로인 이 도로의 최고속도는 시속 80㎞로 인천지방경찰청은 아암도와 자동차전용극장 인근에 무인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노면 10여개소에 흰색 페인트로 ‘80’이란 숫자를 커다랗게 도색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이 속도를 지키는 차량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차량 통행이 뜸한 새벽이나 늦은밤엔 대형 화물차량들이 차선과 신호등을 무시한채 지그재그로 곡예운행하고 있어 대형사고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화물트럭 기사 연모씨(32·김포시 사우지구)는 지난 98년만해도 새벽이나 늦은밤만 위험했었는데 지난해부터는 낮에도 대부분 속도제한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자동차학원의 연습차량들까지 해안도로에서 교습을 받고 있어 이곳을 지나는 차량들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닙니다”

남동산업단지 지원본부 관계자는 당국이 서둘러 뾰족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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