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인민봉기는 평양에서 김형직 선생이 몸소 키우신 애국 청년학생들과 인민들을 선두로 시작됐으며 삽시간에 서울 등 전국으로 퍼졌다.”
지난해 북한이 ‘3·1운동 80주년 평양시 기념보고회’에서 주장한 말이다.
북한의 이같은 주장은 3·1운동이 서울 탑골공원에서 33인의 민족대표들에 의해 독립선언서가 낭독돼 점화됐다는 역사적 사실과 그 상징성을 은폐하고, 3·1운동의 발원지를 평양으로 뒤바꾸어 놓고 있다. 역사 왜곡은 이뿐만이 아니다.
3·1운동의 성격을 노동자·농민·학생이 주체가 돼 일으킨 계급투쟁성격을 띤 ‘인민봉기’로 규정해 놓고, 3·1운동을 주도했던 민족대표 33인을 ‘일제에 투항한 비겁자, 변절자’등으로 매도하는 대신 김일성 주석의 아버지인 김형직을 주동인물로 내세우고 있다.
북한은 또 3·1운동을 실패한 운동으로 규정하고 당시 대중을 이끌 ‘탁월한 지도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전제아래 ‘김일성 대망론’을 등장시켰다.
이 ‘김일성 대망론’은 오늘에 와서 김정일정권의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논리로 이어지고 있는데 북한의 언론매체들이 3·1운동과 관련한 글을 통해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와 조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체혁명위업’을 계승 완성해 나가는 김정일에 대해 절대적인 충성을 바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 그 실례이다.
3·1운동이 발발한지 81주년이 된 오늘날 3·1절을 노는 날로만 생각하고 태극기 게양조차 안하는 사람들이 있는 남한도 한심스럽지만, 3·1운동을 김정일 총비서 일가의 ‘혁명전통성’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북한당국은 지나치게 해괴하다.
노동신문과 중앙방송, 평양방송이 3·1운동의 발발 배경과 의미를 평가하면서 역사를 마음대로 조작하는 북한은 정말 ‘이상한 나라’다.
/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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