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식 왜곡하는 PC통신

최근 PC통신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성 관련 정보 상당부분이 청소년들에게 불순한 성적 호기심을 유발하거나 왜곡된 성의식을 부추기고 있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현재 PC통신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성의학이나 부부갈등클리닉, 불임클리닉코너 등 성관련 정보들이 연령구분없이 누구나 열람할 수 있어 청소년들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성관련 메뉴는 대부분 정보이용료가 1분당 30∼50원인 유료서비스로 이들 정보가 자극적인 내용을 담는 저변에는 성문제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들을 끌어 들여 이용료수익을 올리려는 업체들의 상흔이 깔려 있는 인상이 짙다.

특히 음란성이 짙은 일부 성의학 관련 서비스의 경우는 초기화면에 ‘19세 미만 청소년이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문구가 게재돼 있으나 실질적인 차단이 되지 않고 오히려 미성년자들의 이용을 부추기는 듯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성관련 정보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바다에 넘치고 있는 음란물이다. 수천개의 외국 음란사이트 외에 한글로 제공되는 음란사이트만도 1백개가 넘는다. 사진합성 등을 통해 유명 연예인의 누드사진을 보여주는 내용에서부터 집단성교같은 변태적이고 반사회적인 음란행위 등을 묘사하는 내용들이 인터넷 음란물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재 국내 인터넷 이용자수는 5백만명에 육박하고 PC통신의 가입자수는 6백만명을 넘어섰다. 한국성과학연구소의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75.3%는 PC통신에서, 그리고 그들의 53.4%는 인터넷상에서 음란물을 접촉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유해환경으로 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려면 우선 해당 PC통신업체들이 유해정보를 삭제하고 국가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대처하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음란물이 청소년에게 유통되는 상태를 차단하는 작업을 두고 정보검열이다, 정보통제다 하는 의견들이 있지만 그러나 이러한 의견은 진정한 자유의 의미와 청소년의 중요성 차원에서 보면 결코 정당화되기 어렵다. 나라의 꿈과 희망인 청소년을 보호하는 일은 다른 무엇보다 가장 최우선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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