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증가하고 이로 인한 환경악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물의 중요성은 커지고 물을 둘러싼 위험한 분쟁을 야기할 수 있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도 수자원관리의 정책방향을 그 동안의 댐 건설에 의한 공급위주에서 물 이용의 효율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수요관리의 강화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물절약운동을 범국민운동으로 승화·발전시키기로 했다.
이처럼 물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93년부터 전지구적 차원에서 매년 3월22일을 물의 날로 지정했으며 농업기반공사와 한국관개배수위원회도 매년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22일 농업기반공사 농어촌연구원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장정수 농업기반공사 이사는 “20세기가 수자원개발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수자원관리의 시대”라고 전제하고 “효율적인 수자원관리를 위해서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올리는 경제원리를 도입해 시설물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이사가 지적한 용수관리 진단 및 방향을 요약한다.
농업용수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타 용수에 비해 이용량이 훨씬 많다.
현재 우리나라 농업용수 이용률은 전체 이용수량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평균은 이보다 훨씬 높은 70%에 이르고 있다.
▲농업용수의 물관리 문제점
①시설물 위주의 단편적 물관리
국내 농업용수 관리체계는 1945년까지 주곡의 생산에 급급한 나머지 농지가 주요 관리대상이었고 해방이후 지금까지 모든 체계가 사업위주로 바뀌면서 물이 아닌 단일 시설물 위주의 단편적 물관리를 해왔다.
또한 구 농조조직하에서 운영되던 수로감시원과 시·군 산하 농지개량계의 물관리 요원은 대부분이 농민조직으로 주 업무가 물관리가 아닌 농림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경험은 있지만 물관리 관측자료나 유역관리에 대한 정보가 없어 기상재해가 발생했을때 대처능력이 없다.
②계측장치가 없는 물관리
물의 순환과정을 끊임없이 관측하고 관측결과에 따라 사용계획을 세워야 한다.
적당한 물관리는 풍수기에는 문제가 없으나 약간의 가뭄피해에도 해결할 수가 없다.
③수리시설의 노후화
시설의 노후화로 이용 가능한 수자원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전체 수원공의 25%가 1945년 이전에 설치됐고 특히 저수지는 54%가 50년이상 경과된데다 대부분의 저수지가 소규모이기 때문에 토사의 퇴적으로 가뭄과 홍수에 대처할 능력이 없고 용수 조절능력을 상실, 막대한 관리손실을 발생시키고 있다.
④비효율적 용·배수로 조직
용수로에 대한 투자확대로 33%의 구조물 비율을 나타내고 있으나 여전히 67%가 토공(흙수)로 상태이며 파손 및 관리미숙으로 운반과정에서 많은 용수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용·배수 겸용 수로의 수초번식·퇴적토 등은 통수능력을 감수, 원활한 용수공급에 지장을 주고 유지관리 비용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 용수의 측정, 조절, 배분 등 조절능력이 없고 단순히 물을 전달하는 기능만을 가져 효율적 물관리의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용수관리 방향
①최적 물 관리 개념이 반영된 수리시설물 설계자의 의도대로 강력한 행정력의 뒷받침에 의해 물 관리가 시행돼야 한다.
②현재의 물 관리는 관행적으로 경험에 의해 시행되고 있으나 앞으로는 컴퓨터에 의해 실시간으로 예측기능이 구비된 물 관리 최적화 시스템이 도입돼 통합 물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③시설물 위주로 이뤄지는 물 관리가 구역단위로 시행, 수계 상·하류간의 연계운영과 협조가 가능해지고 구역 안의 물 문제를 종합적으로 대처하게 되는 효율적 물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④개별적인 물 관리에서 홍수시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내에서 용수를 많이 확보해 타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며 수질을 염두에 두고 용수 및 홍수관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
⑤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 및 관련기관의 협조하에 수행돼야 한다.
이같은 물 관리가 이뤄질때 효율적인 용수관리를 통해 최적 물 관리는 물론 지식경영과 과학영농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다.
이는 한국농업의 발전과 농어촌의 생활환경 개선 및 농업인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근호기자 ghju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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