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는 황진이·박연폭포와 더불어 송도삼절(松都三絶)로 이름난 조선 중기의 유학자 화담(花潭) 서경덕(徐敬德:1489∼1546)선생을 4월의 문화인물로 선정했다.
개성 화정리에서 서호번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43세 되던 해에 어머니 한씨(韓氏)의 간곡한 권유로 생원시에 합격했으나 관직에는 나아가지 않고 평생을 학문에만 힘썼다.
서경덕 선생은 우주의 생성과 변화가 수학적 질서로 설명될 수 있다고 믿고 그 이치를 알아내려고 힘쓴 자연철학자였다.
조선시대 성리학에서는 이(理)와 기(氣)의 두 축을 근본으로 삼은 데 비해 그는 기야말로 모든 이치의 중심임을 강조하는 이른바 주기설(主氣說)을 창시했다. 이러한 주기적 태도는 이이(李珥)를 거쳐 홍대용(洪大容)과 최한기(崔漢紀) 등 실학자들에게 이어졌다.
그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기가 모이고 흩어지는 과정으로 이해했으며 바람이 부는 까닭과 온천수가 솟아나는 이치도 기를 통해 설명했다. 또 해·달·별의 운동을 기본으로 원(元)·회(會)·운(運)·세(世)의 4가지 기본 시간단위를 설정, 우주적 시간개념을 설명하는 상수학(象數學)의 기초도 마련했다.
제자 이지함(李之函)이 ‘토정비결(土亭秘訣)’에 서경덕의 이름을 남긴 것도 그의 사상적 영향 때문이며 소설 ‘전우치전’에서도 그를 신비로운 인물로 그리고 있다.
송도삼절이란 말은 면벽수도(面壁修道) 30년의 지족선사(知足禪師)를 파계시킨 명기(名妓) 황진이가 서경덕을 유혹하는 데 실패한 뒤 자신을 포함해 화담과 박연폭포를 개성의 3대 명물로 꼽았다는 일화에서 비롯됐다.
문화관광부는 한국과학문화재단의 협조를 얻어 서경덕의 자연철학 논문과 자료를 담은 기념책자를 발간하는 등 기념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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