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북풍

1987년 12월16일 제13대 대통령 선거를 눈앞에둔 그해 11월29일 KAL858기 폭파 사건이 일어났다. 1992년 12월17일 제14대 대통령 선거를 두어달 남짓 앞둔 그해 10월6일 총리급간첩 이선실을 중심으로 하는 남조선 노동당사건이 있었다.

1996년 4월11일 제15대 총선을 불과 일주일 남긴 4일 북한군이 돌연 비무장지대 규정 준수를 거부하며 수차에 걸쳐 비무장 지대에 무장병력을 투입했다.

현직 대통령이 선출된 97년 12월18일의 제15대 대통령선거를 약 4개월 앞둔 그해 8월15일에는 오익제 전 천도교 교령의 월북사건이 있었다.

이에 당시 야당총재였던 김대중씨는 ‘어떻게 선거때마다 이상하게 북풍이 분다’며 북풍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오익제씨는 측근으로 알려졌던 터라 그의 월북은 충격이었던 것이다.

그밖의 북풍사건은 선거를 앞둔 유권자들에게 시국 불안을 조성 안정선호를 유도케 하므로인해 여당엔 유리한 반면 야당은 불리하다고 보았던 것이다.

세풍(稅風) 병풍(兵風)등은 다 북풍에서 비롯된 조어가 됐을만큼 북풍이란 말은 유명해졌다. 세월이 바뀌어 여당총재가 된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합의서 발표로 신북풍을 일으켰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신북풍을 ‘총선용’이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총선용이 아닌 역사의 전환점이 되는 결실이 있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 결과는 더 두고 지켜볼 일이다.

그나저나 정부의 회담관련 홍수발표를 저들이 보면서 행여 ‘남조선 선거는 우리손에 달렸다’식의 잘못된 오만을 갖지 않을는지 모르겠다.

/白山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