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어버이날에도 그들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카네이션 대신에 무궁화를 어버이들 가슴에 달아주자는 수원 영복여고 학생들의 나라꽃사랑 캠페인이 해마다 있었다. 벌써 10여년째다. 학생들은 이같은 캠페인을 해마다 어버이날이면 수원시내 직장단체를 찾아다니며 벌여왔다.
카네이션 달아주기는 1908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살던 한 처녀가 어머니추도회에서 한상자의 카네이션을 바친데서 비롯됐다. 안나 져비즈라는 이 처녀는 그후에도 어머니의 은공을 기리는 어머니날 제정을 주창, 자신이 지닌 유산을 다 쏟아부었다. 헌신적인 노력이 헛되지 않아 윌슨대통령의 감복으로 매년 5월 두번째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공인된 것이 1914년이다. 이어 1934년에 아버지날이 정해졌다.
우리나라도 처음엔 어머니날만 있었던 것을 아버지를 포함한 어버이날이 제정된 것은 1974년이다. 이를테면 아버지들은 어머니들 덕분에 덤으로 어버이날을 갖게 된 것이다.
훈화초, 근화(槿花)라고도 불리는 무궁화는 반만년동안 국내에 많이 자생해온 대표적인 꽃이다. 단군이 개국할때부터 목근화가 나왔다는 기록이 전한다. 그후에도 중국에서 우리나를 지칭할때는 근역(槿域), 즉 ‘무궁화의 나라’라고 지칭한 문헌이 많이 남아 있다.
이처럼 유서깊은 무궁화가 드디어 국화로 지정된 것은 조선조말 개화기에 윤치호등의 발의로 애국가가 창작될때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란 구절이 들어간데서 비롯됐다.
어버이날에 미국식의 카네이션보다는 국화꽃인 무궁화를 달아주자는 영복여고 학생들의 나라꽃사랑 캠페인은 의미가 깊다. 경로효친의 전래사상을 전래의 나라꽃으로 상징하는 것은 곧 우리의 혼을 지킨다 할 것이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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