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오전동 모락산 기슭에서 의지할 곳 없는 나환우들을 치료하고 치유된 사람들의 사회 복귀를 도와주고 있는 성 라자로마을(원장 김화태신부)이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50년 6월2일 미국 메리놀회 선교사인 죠지 캐롤 안주교가 사회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나환우들을 위해 만든 천주교의 대표적인 나환우 시설인 이곳은 주변의 냉대속에서도 지난 반세기 동안 여러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나환우 복지시설로 발돋움했다.
‘성 라자로마을’이란 이름은 신약성서에 나오는 종기 투성이의 거지 ‘라자로’(루가복음 16장 19절)와 예수께서 다시 살려주신 ‘라자로’(요한복음 11장11절)에서 따온 것으로 비록 나환우들이 지금은 고통받고 있지만 언젠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활동을 계속하던 성라자로마을이 본격적으로 도약기에 들어선 것은 지난 1970년 故 이경재(1926∼1998)신부가 제7대 원장으로 부임하면서 부터다.
1952년 3월부터 2년간 초대원장을 역임한 후 미국에서 근무하던 이 신부는 라자로마을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원해서 다시 마을로 돌아와 세상을 떠날 때까지 28년간을 줄곧 이곳을 위해 헌신했다. 현재 노약자 나환우 110명과 치유된 자립정착민 200여명이 고 이경재 신부의 뒤를 잇고 있는 김화태 신부와 6명의 수녀, 2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성라자로마을이 지금까지 되기에는 ‘라자로돕기회’의 역할이 매우 컸다. 이경재 신부의 재부임과 동시에 만들어졌던 ‘라자로돕기회’는 회원 2만명의 큰 조직으로 성장해 이신부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었던 것이다.
라자로돕기회(회장 봉두완)는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성라자로마을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자선음악회 ‘그대 있음에’를 마련한다.
이번에 마련되는 공연‘그대 있음에’는 이웃으로부터 소외당하고 격리된 채 살고 있는 나환우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라자로돕기회가 지난 75년부터 마련해 온 음악회로 올해로 열여덟번째 마련된 것이다. 그동안 송창식 등 통기타 가수들의 콘서트를 시작으로 클래식과 팝, 연극,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무대에서 펼쳐왔다.
이번 공연에는 박은성이 지휘하는 서울시교향악단과 피아니스트 이경숙,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소프라노 박미혜, 메조소프라노 김현주, 테너 박세원, 바리톤 고성현 등 국내 정상급 음악인들이 출연해 멋진 선율과 사랑을 선사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공연 수익금은 전액 국내·외 나환우 치료를 위한 기금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0343)452-5655
/박인숙기자 ispar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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