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수원 관내 M초등학교 학부모라는 한 독자가 전화를 했다. M초등학교 교장의 그릇된 인식을 고발한다는 것이었다.

50대 초반이라는 교장이 너무 권위적이고 제왕적이라고 했다. 교직원이 복도에서 마주칠 때 목례를 하면 반드시 ‘교장 선생님’, 이라고 호칭하고 얼굴을 확인한 뒤 인사를 하란다고 했다.

학생들이 10분간 노는 시간에 교실이나 복도에서 떠들면 조용히 하게 하라고 교사들에게 호령한다고 했다. 수업시간에도 떠드는 게 어린이들인데 쉬는 시간까지 통제한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학부모는 강조했다.

교장실 맞은 편에 화장실이 있는데 직원들이 볼일을 본뒤 물 내리는 소리가 듣기 싫다고 여간 신경질을 내는게 아니라고 했다. 새벽에 일찍 나와 남몰래 학생 화장실을 청소하는 어느 교장선생님도 계시다는데 해도 너무한다는 것이었다.

교무실이나 행정실에서 사용할 복사기나 팩시밀리기 등을 구입하면, 새것을 교장실에 설치토록 하고, 쓰던 것은 교무실, 행정실에 내려 보낸다고 했다.

활용이 가능한 멀쩡한 사물함 등 학교비품과 교실의 알루미늄 새시 이중유리창문틀을 하이새시로 교체하여 학교재정을 낭비하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기가 먹을 음식은 직접 가져가야 하는 교내 뷔페식 급식소에서 영양사가 밥그릇을 가져다 바쳐야만 식사를 하는 모습은 점입가경이라고 비난했다.

그래서 교직자들은 M초등학교가 아니라 M왕국으로 부르고 교장은 왕이라고 한다는 것이었다.

교사로서 한 학교의 교장이 되었으면 족하지, 무슨 출세를 어떻게 더 하려고 아랫사람들은 짓밟고 위에는 그렇게 아부를 하느냐면서 학부모는 전화를 끊었다.

이 학부모의 호소가 오해이거나 인신공격이라면 다행이지만, 정말 사실이라면 참으로 통탄스러운 교직자이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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