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주부가 많은 것이 작금의 현상은 아니다. 가출가장이 있고 가출자녀도 있다. 이런 가운데 가출주부가 전체 가족가출의 64%를 차지하는 것은 더욱 심화하는 것으로 보아져 매우 우려된다. 경기지방경찰청에 의하면 올들어 4월말 현재 2천194명의 가족가출중 가출주부가 1천408명으로 파악됐다.
가족가출은 가정의 안정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사회위기 수준을 높이는 점에서 심각하다. 주부가출은 더욱 그러하다. 예컨대 가장가출은 실로 무책임하여 가족들을 일시에 곤궁과 불안속에 몰아넣고 자녀가출은 부모를 초조하게 만들어 절망감을 갖게 한다. 가출은 누구이든 이처럼 불행하다.
그렇지만 주부가출은 더욱 불행한 결과를 가져온다. 가장이나 자녀가출은 악조건 속에서 그래도 주부에 의해 가정이 지켜질 수 있다. 이에 비해 주부가출은 십중팔구는 가정의 형해화마저 파괴된다. 자녀를 길거리에 몰아내고 남편을 폐인의 길로 빠뜨린다. 물론 주부가출은 가장되는 남편의 책임이다. 남편이 오죽했으면 아내가 집을 나가겠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인생의 행복은 가정에 있다. 가정을 떠난 주부의 행복 또한 그 어디에서든 찾을 수 없다. 집떠난 일시적 안일이 영원한 행복은 아니다. 인간은 사회생활을 떠나 살수 없는 것처럼 가정생활을 떠나 살수 없다.
가정은 국가와 사회의 원초적 집단이다. 가족가출, 특히 주부가출의 급증현상은 아무리 사생활이라 하여도 방관만 할 일이 아니다. 결손가정이 많으면 사회를 병들게 한다. 사회정책적 측면에서 깊은 고려가 있어야 한다. 갖가지 사회문제가 가족가출이 많은데 그 원인(遠因)이 있음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가출이 개인이나 가정에 국한하지 않는 사회적 관심사가 되길 바라면서 아울러 가출당사들의 빠른 가정복귀가 있기를 간곡히 당부해마지 않는다. 가장가출이나 자녀가출도 그렇지만 특히 주부가출의 경우 하루가 시급하다. 주부가출은 복귀가 늦으면 늦을수록 가정에 돌아가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중요한 것은 누구의 가출이든 가정으로 돌아오면 두말 않고 가족사랑으로 감싸야 한다는 사실이다. 무조건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이 참다운 가족사랑인 것이다. 가정의 행복, 부부의 행복은 이미 익은 달콤한 열매를 따먹는데 있지 않다. 어려운 세파를 힘모아 헤쳐가는 속에 진정한 행복이 일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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