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남사모' 전보삼 회장

“남한산성이 패전과 오욕의 땅이라는 인식은 일제 식민지사관에 찌든 패배주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남한산성이야말로 민족자존의 역사와 얼이 담겨진 호국의 땅입니다”

역사문화적인 우수성에 비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온 남한산성이 오늘날에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할 수 있었던데는 ‘남한산성을 사랑하는 모임(약칭 남사모)’의 활동이 없이는 거의 불가능했다.

이같은 남사모 창립에 산파역할을 하고 활발한 활동을 주도한 이가 얼마전 남사모 2대 회장이 된 ‘남한산성 지킴이’ 전보삼교수(52·신구대)이다.

그는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이 남한산성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소홀하고 주민들이며 관광객들이 산성을 단지 유원지 정도로 여길 때 ‘남한산성을 올바로 인식해야 한다’며 발벗고 뛰어나녔다.

“남한산성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단지 먹고 노는 행락지 정도로만 알려지면서 귀중한 유적들이 방치되고 훼손되고 있었거든요”

성남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을 역임하면서 갖게 된 그의 남한산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뜻을 같이 하는 몇몇 교수, 역사학자들이 모여 지난 96년 4월 ‘남한산성을 사랑하는 모임’을 탄생시켰다.

그는 남한산성이 좋아 지난 90년부터 아예 산성마을에 들어와 ‘산성지기’를 자처하며 11년째 살고 있을만큼 남한산성에 대한 애착이 각별하다.

남사모 회원들은 매달 한번씩 ‘남한산성 역사유적 탐방’을 실시하고 있는데 새로운 유물·유적을 발굴해 내기 위해 매번 다른 코스로 답사를 하고있다. 지금까지 50회 이상의 답사를 했는데 여기에는 일반인들도 참가하도록 해 초창기 15명이던 회원수가 현재 100여명으로 늘어났다.

전회장은 지난 가을 산성내 흩어져 있던 금석문의 탁본전을 개최한데 이어 올 가을에는‘남한산성 고문헌 자료전’을 열어 옛 문헌에 남한산성이 어떻께 조명되고 있는 지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전보삼회장은 호국정신이 깃든 민족 자존의 땅 남한산성을 ‘호국의 성지’로 되살리기 위해 지난 97년 5월 종교인이자 민족학자이며 독립운동가인 한용운선생을 기리기 위한 산성마을에 만해기념관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먼저 남한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알아야 한다며 지난해 7월말 산성의 중요성, 의미, 문화유산 등을 심도있게 다룬 계간신문 ‘남한산성’이라는 마을신문을 창간, 편집주간도 맡고 있다.

“그동안 자칫 왜곡된 채 잊혀져가고 있던 우리의 역사를 올바로 찾으려는 것 뿐입니다”라는 그는 오늘도 산성 곳곳을 누비며 ‘남한산성의 지기’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신현상기자 hsshin 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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