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은 함경남도 덕원군 마식령에서 발원, 서남쪽으로 강원도 북부 황해도를 거쳐 경기도로 흐른다. 강줄기가 칠백리에 이른다. 북한땅인 고미탄천과 평안천을 합류한데 이어 도내 연천에서 철원 평강 등을 거쳐온 한탄강과 또 합류한뒤 고랑포를 지나 문산천을 합치면서 한강을 만나 함께 서해로 흘러든다.
유역이 비옥하여 예로부터 오곡백과가 풍성했다. 전곡에서 구석기시대의 유물이 대량 발굴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선사시대부터 사람살기가 좋았던 임진강유역은 수상교통의 요충지로 국토가 분단되기 전까지는 장단의 고랑포까지 큰 배가 들어왔으며 소규모 주운(舟運)이 발달하였다.
삼국시대에는 신라 백제 고구려가 임진강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빼앗기고 뺏는 많은 싸움을 벌였다. 당시엔 임진강을 칠중하(七重河)라고 하여 연천에는 칠중성(城)이 있었다. 임진강이라고 부른 것은 조선 선조 27년(1593년)이다.
광주산맥의 지맥이 뻗어 산수 또한 수려하다. 임진강변의 장단석벽은 경치가 아름답기로 이름나 시인묵객이 많이 찾았던 곳이다. 하류쪽으로는 동파적벽이 있으며 화장사, 심복사, 경순왕릉 등 대찰과 유적지가 있다. 보개산, 문인폭, 연취암, 용추, 문인석 등 명승고적이 또한 도처에 있다.
그러나 지척인 북한땅은 고사하고 남쪽땅인 장단마저 비무장지대에 들어 명승고적이 잡초에 묻힌채 인적이 끊긴지 오래다. 어제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임진강의 한 어부가 “물고기처럼 남북을 오가며 살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도 물고기도 마음대로 왕래하는터에 유독 사람만이 가로막고 있는 임진강은 오늘도 무심히 흐른다. 남북을 흐르는 임진강에 평화가 올 날은 언제쯤일까. 통일의 그날이 오면 축복이 예약된 강이 임진강이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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