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정상회담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豊山)개’ 한쌍의 이름을 김대통령이 직접 ‘우리’와 ‘두리(‘둘이’라는 뜻)’로 짓고 지난 22일 북한에 전언통지문을 통해 알렸다고 한다. 당초 북한측이 건네줄 때 이들의 족보상 이름은 ‘자주’와 ‘통일’이었으나 김위원장이 김대통령에게 이름을 새로 지어서 기르라고 했다는
것이다.
‘우리’와 ‘두리’라는 좋은 이름을 갖고 청와대에서 사랑받으며 자라고 있는 이 풍산개는 함경남도 풍산지방의 특산 개품종이다. 풍산군(현 김형권군)은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개마고원 근방이다. 풍산개는 몸짓이 중대형으로서 흰 털이 빽빽하여 엄동설한이라도 추위를 타지 않으며 눈·코·발톱이 검은 것이 특징이다. 풍산개는 오랫동안 다른 지방과 접촉없이 풍산 주민들에 의하여 사육돼 왔는데 ‘호랑이 잡는 개’로 통할만큼 그 성품이 용맹하고 인내력이 강하여 맹수사냥에 가장 알맞다. 이러한 성품은 이곳에 사냥을 하러온 사냥꾼 이외에는 몰랐으나 일제강점기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일반에게 알려졌다.
러시아의 사냥꾼들도 호랑이·곰·산돼지 등의 사냥에 풍산개를 이용해 보고 그 용감성을 극구 찬양하였다고 한다. 영하 30℃의 추위에도 집안에서 자지 않고 밖에서 집을 지키는 충견이기도 하다. 주인만 따른다는 풍산개는 붙임성이 좋고 대소변을 잘 가리는 등 훈련에 따른 교육 효과도 우수할뿐 아니라 특히 말티즈나 푸들 시츠 등 서양개들 보다 되레 애교를 잘 부려 애완용으로도 매력적이라고 한다.
‘우리’와 ‘두리’는 그동안 김대통령 내외가 청와대에서 길러온 진돗개 ‘나리’와 ‘처용’과도 금방 친해졌다는 소식이다. 동물도 이렇게 금세 친해지는데 남북한 사람끼리, 하물며 동포인데 마음만 터놓으면 못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청와대 본관 잔디에서 재롱을 피우고 있는 ‘우리’와 ‘두리’의 모습을 보면 남북관계의 전망이 더욱 밝아질 것 같다. 느낌이 좋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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