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호텔의 남북적십자회담에서 오는 9월초 비전향 장기수 송환 즉시(북측 표현으로는 ‘직후’), 적십자회담을 통해 이산가족면회소 설치를 협의키로 한 것은 획기적 성과다. 비록 이번 회담에서 처리하지 못한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현안의 면회소설치가 가시화된 것만도 남북정상이 가진 역사적 공동선언의 첫 결실로 평가된다.
이와함께 8월15일부터 18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100명규모의 이산가족 방문단을 서울과 평양에 동시교환키로 한 것 또한 크게 환영한다. 이산가족 방문과 더불어 매월 일정규모의 이산가족 생사 및 주소를 확인하고 상봉을 주선하게 될 면회소설치는 이산가족상봉의 정례화 길목으로 가는 초미의 관심사다. 오는 9월중 판문점 또는 금강산에 설치될 것으로 전망되는 면회소 위치엔 앞으로 양측의 충분한 토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안다.
회담에서 송환시기에 한동안 이견이 있었던 비전향 장기수의 송환을 우리는 인도적 측면에서 동의한다. 다만 형집행정지나 가석방상태이므로 송환에 앞서 특사의 법적 절차는 필요할 것으로 볼뿐 노구의 삶을 가족과 함께 지내도록 하는 것은 동포애의 발현이다. 6·15 공동선언이 있으므로 하여 이런 이해가 가능한 것은 민족화해 정신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측도 앞으로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문제를 제기하는 노력이 있기를 바란다. 북측이 제시한 비전향 장기수 송환을 수용해 보였으면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문제 접수를 북측에 설득시키는 것이 순리다. 비전향 장기수가 적십자회담의 이산가족 범주에 포함되면 국군포로 및 납북자 역시 이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이번 적십자회담도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특히 어제 마지막 날 3차회담은 북측의 철수로 한동안 정회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여곡절의 진통속에 서로 한발씩 양보하면서 타결의 급류를 탄 것은 종전과는 다른 성숙된 면모로 보아져 고무적이다.
물론 반세기가 넘는 남북분단은 현실상황에 극복하기 어려운 점이 많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두 정상이 서명한 공동선언의 화해정신으로 상호 신뢰를 보이면 점진적 해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금강산 호텔서 보인 남북적십자회담의 성공적 타결은 공동선언 후속조치의 시발점인데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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