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장난 같다’는 까닭을 알 수 없는, 터무니 없는 짓을 이르는 말이다. ‘도깨비 놀음’은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되어 가는 일이다. ‘도깨비 살림’은 있다가도 별안간 없어지는 불안정한 살림이다. ‘도깨비도 수풀이 있어야 모인다’‘도깨비 달밤에 춤추 듯’ 등 도깨비의 행동을 비유한 말은 꽤 많다.
‘도깨비’를 국어사전에서는 동물이나 사람의 형상을 한 잡된 귀신의 하나로 비상한 힘과 괴상한 재주를 가져 사람을 호리기도 하고 짖궂은 장난이나 험상궂은 짓을 많이 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도깨비는 귀신인 듯 하지만 귀신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도깨비는 본디 ‘돗’과 ‘아비’를 합쳐 ‘돗아비’라고 했다. ‘돗’이란 ‘도섭’이라는 우리의 옛말이다. 도섭은 ‘능청맞고 수선스럽게 변덕을 부리는 것’을 뜻하는 말이고 ‘아비’란 한 가족에서 아버지가 가장 윗사람이듯이 작은 무리의 우두머리인 남자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돗’이 ‘불’이나 ‘씨앗(種子)’의 뜻을 지녀 ‘돗’은 곧 풍요로움을 상징한다는 설도 있다. 고로 도깨비는 곧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신이었다는 말이 된다.
그 ‘돗아비’가 ‘돗가비’로 변하였고 그것이 다시 ‘도깨비’로 변한 것이다. ‘돗가비’라는 표현은 조선 7대 왕 세조가 수양대군으로 불릴 당시에 부처님의 일대기를 써서 1447년(세종 29년)에 펴낸 <석보상절> 이라는 책에 ‘돗가비에게 부탁을 해 복을 빌었다’라고 처음 등장한다. 그러고보니 옛날 이야기에도 귀신은 원한을 품는 경우가 많고 인간을 해치지만 도깨비는 조금은 멍청하고 짖궂어 자기 꾀에 속아 넘어가 인간에게 당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통력을 가지고 있어 오히려 복을 가져다 주는 대목이 많이 나온다. 석보상절>
요즘 ‘도깨비 놀음’같은 일이 많이 벌어지지만 그래도 까닭을 모르게 재산이 부쩍 부쩍 늘어감을 이르는 ‘도깨비를 사귀었나’같은 긍정적인 말도 여름밤에 가끔 생각해 보자.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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