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며는/삼각산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그날이 오면’의 시 한구절이다. 민족소설가이며 시인인 심훈은 이토록 간절히 ‘그날’을 염원했으나 끝내 광복을 못본 채 1936년 서른 다섯의 나이로 요절했다.

1910년 8월 22일 일본에 의해 대한제국(조선조)이 강제 병합된 이후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보기까지의 36년은 끝없는 광복운동의 연속이었다.

2차대전 당시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삼국동맹국과 싸웠던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소련 등 연합국의 승리가 안겨준 선물이 광복으로 알려졌으나 광복운동의 주체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던 것 또한 역사적 사실이다.

강제합병 직후 대한제국의 해산된 군대가 중심이 되어 한동안 제국회복운동을 벌인 복벽운동을 비롯해 1919년에는 마침내 200만 민중이 들고 일어선 3·1독립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3·1운동은 국내인사의 해외망명, 해외독립운동가들이 결집하여 선포한 대한민국 임시헌장에 따라 그해 4월 10일 상해 임시정부가 수립되는 계기가 됐다.

이시영의 신흥무관학교, 이동휘, 김좌진, 홍범도 등의 독립군과 임시정부의 광복군이 맹활약을 보였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의 영향으로 민족세력이 민족주의 노선과 사회주의 혁명노선으로 양분되면서 공산주의자들도 크게 활약한 이 무렵의 광복운동은 민족주의자나 공산주의자끼리도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광복의 기쁨속에 비운의 38도선이 그어져 남북으로 분단된 것은 미·소 점령군의 군사편의에 의했던 것이 그대로 굳어져 무려 55년이 흘렀다. 이로인해 6·25 전쟁을 치르는 등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 설움을 안고 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이산가족상봉도 한반도에서만이 볼 수 있는 세기적 비극이다. 통일의 제2 광복절을 맞이할 날은 과연 언제쯤일는지.

/白山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