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소리

매미는 현재 18여종으로 보고돼 있는데 이들 중 참깽깽매미·말매미·봄매미·소요산매매·두눈박이좀매미는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알려져 있다. 수컷의 복부에는 훌륭한 발음기관이 있어 울음소리를 내는 것이 다른 곤충과 비교할 수 없는 특징이다.

매미는 생태적으로 매우 특이한 점을 지니고 있다. 유충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땅 속에서 보통 2∼5년을 살며, 성충이 되기 위해 지상에 나와서는 나무에 올라 마지막 탈피를 한 뒤 약 한달정도 살다 알을 낳고 죽는다. 유충은 나무의 뿌리에서 수액을 빨아먹고, 성충은 햇가지 속에 알을 낳아 나무를 말라 죽게 하므로 식물에 피해를 많이 주는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도 매미의 울음소리는 가곡이나 동요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매미의 울음소리를 여름날에 들으면 마치 소나기가 쏟아지는 것 처럼 시원한 청량감을 준다. 그러나 요즘의 매미소리는 아마 소음이 되어가고 있는 모양이다. 매미는 원래 낮에만 우는 곤충인데 요즘 매미는 낮밤을 가리지 않고 울어대기 때문이다. 주서식지도 야산이나 숲속으로 알려져 왔지만 지금은 아파트단지나 빌딩 숲 한가운데 까지 점령해 버렸다. 더욱이 수컷이 암컷을 유인할 때 내는 울음소리는 건설현장을 능가한다. 이처럼 도심에 매미가 부쩍 늘어난 현상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 규명된 것은 없다. 다만 천적인 말벌과 조류 등이 공해로 감소함에 따른 것이고 매미가 밤에 우는 것은 도심의 불빛을 보고 낮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라는 추정은 한다.

수년간을 땅 속에서 지내고 겨우 지상에 나와 한달 정도 살다가 숨지는 매미의 생애를 생각하면 매미의 울음소리를 소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매정하지 않나 싶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세월이 흘러가는 소리이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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