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다소 망설였어요. 그러나 해군악대 출신인 교수님의 권유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다는 점에 끌려 해경악대에 지원하게 됐어요”
국내 경찰악대 창설 이래 최초의 정규 여자경찰 연주자 이수윤 순경(23·여·해양경찰청악대).
지난 2월 경희대 음대 기악과를 졸업한 이 순경이 해경악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졸업 직후 인터넷에서 해경악대원 모집 공고를 본후부터.
이 순경은 신체검사와 체력검사를 통과한 뒤 실기시험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 타악기 부문에서 다른 남자 지원자 2명을 제치고 지난 7월 해양경찰청 악대원으로 당당히 임용됐다.
심사에 참여했던 해경악대장 한 학 경위(51)는 “이 순경은 여성스러운 섬세함 뿐만 아니라 곡의 클라이맥스 부분에 이르러선 폭풍처럼 몰아칠 줄 아는 다이내믹함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33명의 해경악대원 중 악대장과 남자 순경 1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전원이 자신과 같은 또래인 20대 초반의 전경들인 점도 이 순경에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출장 때 방을 따로 써야 하는 점 정도를 빼면 여자라고 해서 어려운 점은 거의 없어요. 또래 전경들 모두가 ‘이 순경님’이라며 잘 대해줘 악대 생활도 즐겁게 하고 있어요”
연주곡 특성에 따라 드럼, 팀파니, 마림바 중 하나의 타악기를 연주하는 이 순경은 합주연습-개인연습-합주연습 등 하루 8시간 가량 계속되는 연습 속에서도 명랑함을 잃지 않아 동료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최초라는 사실에 만족하지 않고 최고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할 생각이예요”
/김신호기자 s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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