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아들이 백혈병에 걸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료교사를 위해 수십차례나 타학교를 찾아다니며 헌혈증서를 모으고 있는 교사가 있어 교직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인천시 계양구 장기동 소재 정신지체아 특수학교인 인혜학교 이승미 교사(32·여)의 외동아들 박범진군(5)이 ‘급성골수성 백혈병’진단을 받고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 입원한 것은 지난 2일.
다행히 회복 가능성이 커 5개월간 항암제 치료를 거친 뒤 골수이식을 받기로 했으나 외부 감염을 막기 위해 무균실에 입원하는 바람에 병원비만 하루 20만원 이상 들어가고 있다.
더욱이 나날이 떨어지는 혈액내 적혈구, 혈소판의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 2∼3일에 한 차례씩 적혈구 400㎖와 혈소판 성분을 수혈받는 비용만도 16만원이나 돼 부부 교사인 이들로서는 치료비를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처지였다.
이처럼 딱한 사정은 인혜학교와 통합수업을 하는 인근 가좌중학교 장진우교사(39·체육)에게 전해졌다.
평소 각별한 사명감으로 정신지체아들을 살피던 이 교사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장 교사는 도울 방법을 모색했고 수혈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헌혈증서 모으기에 나섰다.
그러나 학생들이 헌혈 가능한 나이가 안 돼 실적이 신통치 않자 장 교사는 작년까지 근무했던 인근 계산고등학교를 찾기 시작했다.
쉬는 시간마다 짬을 내 수십차례나 계산고로 달려가 동료 교사들과 학생회 간부들을 만나 도움을 호소했다.
결국 장 교사는 헌혈증서 85장을 모아 1차로 지난 15일 전달했고, 이 교사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고맙다”며 감격했다.
장 교사는 “주변 다른 학교에도 이같은 사정을 알리고 헌혈증서를 더 모으기로 했다”며 “그래도 교직사회에 상부상조하는 분위기가 많이 남아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김창수기자 cs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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