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요청해 지난 6월과 7,8월 등 세차례에 걸쳐 60말 분량이 평양에 공급됐다는 고양막걸리를 요즘 ‘통일막걸리’라고 부른다고 한다.
고양막걸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비명에 타계한 날인 1979년 10월 26일 저녁에도 청와대 주방에 석되가 준비됐을 만큼 전통막걸리 고유의 맛을 그대로 담고 있어 박 전대통령이 애용했다고 전한다.
지난 6월 28일 현대그룹 전 명예회장이 500마리의 소떼를 몰고 평양으로 가던 날, 현대는 소떼 외에 고양막걸리를 포함한 남한술 220여종을 현대택배 수송차량에 실은 후 동해안에 있던 금강호를 통해 북한 함흥에 보냈다.
지난 해 10월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위원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얘기를 꺼내며 새마을운동 당시 박 대통령이 ‘남조선 인민’들과 함께 즐겨 마시던 막걸리를 마시고 싶다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김위원장은 220여종의 남한술 중 12종의 막걸리를 마셔보고서 각각 맛에 대한 품평을 했다는데 그때 고양막걸리에 대해 “담박한 맛이 좋다”고 칭찬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7월말 남북장관회담 때도 서울특산물인 월매주와 함께 고양막걸리 20말이 비행기로 평양에 공수됐다고 한다.
고양막걸리를 마셔보지 못해 그 맛은 알수 없지만 좋은 술임에는 분명한 모양이다. 그러나 김정일위원장의 말 한 마디에 남한 술을 220여종이나 갖다 바치고 하교(?)를 기다린 우리측 모습을 상상하면 사신이 조공을 바친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다. 입맛 역시 쓰다.
북한 술 220여종이 진상된다면 일일이 맛볼 사람은 남한의 누구인가. 북한은 그렇게까지는 안할 것 같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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