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고향 하의도 축제분위기 만끽

고요하고 적막하기까지 했던 서남해안의 조그만 섬 하의도가 2년여만에 다시 환희의 물결로 출렁거렸다.

지난 97년 12월 대통령 당선 이후 떠나갈 듯 기쁨에 휩싸였던 연꽃 모양의 섬 하의도가 13일 오후 김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으로 다시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하의도 주민들은 김대통령이 과거 14차례나 수상후보에 올랐던 기억을 되새기며 가슴을 졸인 끝에 수상소식이 TV 등을 통해 알려지자 만세를 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환하게 불을 밝힌 김대통령의 생가에 삼삼오오 몰려든 주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쁨의 춤을 덩실덩실 추었다.

급하게 잡은 토종돼지에 잘익은 인동초 막걸리를 큼지막한 사발에 철철 넘치게 담아 잔을 돌리는 주민들의 얼굴에는 기쁨 그 자체였다.

생가앞과 마을 선착장과 면사무소 등에는 급하게 내건 플래카드가 수상의 기쁨을 만끽하듯 가을바람에 펄럭였다.

“김대중 대통령의 인동초가 노벨평화상으로 활짝 피었습니다.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신안군의 영광, 전세계의 영광.”

작년 9월에 준공된 김대통령 생가는 6칸(18평) 목조초가 본건물에 화장실과 창고 등 20여평의 아담한 초가로 김해김씨 종친회에서 복원, 신안군에 기증했다.

김대통령의 큰 형수 박공심(81)씨는 “며칠전에 돌아가신 남편(김대통령의 큰 형님)이 꿈에 나타나 잘 구운 갈치에 밥 잘먹고 간다고 했는데 이 기쁜 소식을 전해주려고 나타났는가 보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조카 김홍선(39)씨는 “노벨상 수상은 전 세계인의 사랑과 평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보다 오히려 더 큰 경사다”며 “고향 면민을 대신해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광리 이장 김종기(60)씨는 “이렇게 큰 상을 받은 것은 하의도 주민만의 자랑은 결코 아닐 것”이라며 “이제 전세계인의 추앙을 받은 대통령이 된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개혁을 완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형수집과 생가에 모인 수십여명의 주민들은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인고의 세월, 노벨상 수상 등을 화제로 삼으며 제법 쌀쌀한 가을밤을 하얗게 지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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