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나간 짓

김대중 대통령이 태어난 하의도(荷衣島)는 전라남도 신안군 하의면에 속한다. 지형이 연꽃이 만개한 형태와 같다하여 ‘연꽃 하’자와 음양설에 의거하여 낮고 평탄하므로 여성을 뜻하는 ‘옷 의’자를 합하여 하의도라 부른다.

조선후기부터 구한말까지 잃어버린 땅을 되찾기 위한 하의3도(하의, 상태, 하태)농민들의 민중항쟁운동 ‘하의삼도 소작 쟁의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5천㎡부지에 30억원을 들여 ‘하의토지역사기념관’건립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토지역사관, 항쟁기념관, 농경문화관 등이 들어선다. 또 초암 김련 선생이 후학을 가르쳤던 덕봉강당(德鳳講堂)정비 사업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김 대통령이 유년시절 한학을 배웠다는 덕봉강당은 6억원을 들여 2천여권의 고서 등을 전시할 도서전시관과 담장을 새로 짓고 강당을 보수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9월 복원된 후광리 김 대통령의 생가도 있는데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김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되자 신안군이 “2002년까지 국비 50억원, 지방비 50억원 총 100억원을 들여 하의도의 김 대통령 생가 주변에 노벨평화공원을 조성키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신안군 출신인 김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니 하의도에 노벨평화공원을 조성할만 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아부의 극치’‘정신나간 짓’‘미친 짓 따로 없다’고 혀를 찼다.

다행히 지난 18일 김 대통령이 ‘하의도 노벨평화공원’조성계획을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이 “김 대통령은 당대에 평화공원을 만드는 일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마터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욕되게 할뻔한 이와 비슷한 방정맞은 일이 또 생겨서는 안된다. 참 어지럽고 아슬아슬한 세상이다.

/淸河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