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공연장 '시민의 공간'으로 변신

국내 정상급 대규모 공연장들이 단순히 공연장 위주의 기능에서 벗어나 ‘시민의 공간’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음식점과 편의점, 악기점 등 관객들이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시민 누구나 언제든지 이들 공연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각종 편의시설을 앞다퉈 마련하고 있는 것.

이같은 변신은 지난해 재단법인으로 새출발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두드러진다. 세종문화회관은 먼저 8세 미만 어린이를 동반한 관객들이 편안히 공연을 관람할수 있도록 전문 보육교사들이 어린이를 돌보는 놀이시설 ‘아이세상’을 지난 5월부터 개설,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연회장인 세종홀과 함께 회관 여유 공간을 민간에 임대, 대극장 로비에 카페테리아 ‘아리아’가 들어선데 이어 사무동 현관 옆에는 차와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인터넷카페가, 대극장 매표소와 중앙계단 사이에는 2층 규모의 아이스크림점이 각각 입점했다.

이달말에는 또 250평 규모의 옛 문화사랑방 자리에 편의점과 악기점, CD점, 화원, 아트숍, 아트쥬어리 등 6개 점포가 들어선 ‘아트피아’도 문을 열게 된다.

편의시설 확충 바람에는 국립극장도 가세한다. 전통 한식당 ‘지화자’를 제외하고 편의시설이라곤 소규모 매점이나 기념품점이 고작이던 이 극장은 ‘문화공간 만들기’의 하나로 달오름극장 1층을 카페로 만들기로 하고 지난 9월초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수려한 자연 경관이나 쾌적한 주변 여건 등의 장점에도 불구, 이렇다할 휴식공간이 없는 극장에 신개념의 카페를 설치함으로써 관람객은 물론 남산을 찾은 시민들에게 새로운 휴식처를 제공한다”는 게 극장측의 의도다.

이에 따라 180석 규모에 페밀리레스토랑 기능도 겸하는 이 카페는 고급 인테리어 마감자재를 사용, 극장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이며 단순한 실내 분위기에 3면을 통유리로 설치, 분수대와 야외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오는 12월 첫주에 문을 여는 이 카페는 민간이 자비를 들여 공사, 3년간 경영한 뒤 극장에 기부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밖에 일찌감치 야외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은행, 레코드점, 편의점, 약국, 사진관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서울 예술의전당도 1년 넘게 방치해 온 오페라하우스 4층을 호텔신라측에 임대, 새 레스토랑으로 꾸며 지난 5월 문을 여는 등 국내 대규모공연장들 사이에 편의시설 확충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극장의 가장 큰 목적이 공연장으로서의 기능이지만 ‘사교적 모임의 장’도 주요 역할 중에 하나”라면서 “따라서 공연장 위주에서 벗어나 시민 누구나 언제든지 극장을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게 국내 공연장 추세”라고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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