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2000 삼성디지털 K-리그가 안양 LG의 우승으로 막을 내려렸으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제도개선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있다.
정규리그가 끝난 뒤 다시 준플레이오프(3-4위간 대결), 플레이오프(준PO승자-2위), 챔피언결정전(PO승자-1위)을 또 치러 순위를 다시 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해 정규리그 4위였던 부산 대우(현 부산 아이콘스)가 3위, 2위팀을 잇따라 이기고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데 이어 올해도 4위 부천 SK가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하자 제도개선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프로축구는 98년부터 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편으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방식을 채택했으나 이런 방식으로 프로축구를 운영하는 나라는 거의 찾아 보기드문 일이다.
이웃 일본에서도 전·후기리그 우승팀간 대결로 챔피언결정전을 치르지만 한국처럼 1∼2게임 결과에 따라 장기레이스의 순위가 바뀌는 일은 없다.
이처럼 한국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기형적인 제도로 2년연속 4위팀이 3위, 2위를 이기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이변이 속출되었다.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1위 LG(승점 53)와 4위 SK(승점 36)는 승점차가 무려 17점으로 이는 팀당 27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LG가 6승을 더 거뒀다는 계산이다.
이같이 승수 차이가 심한 두 팀이 우승을 놓고 대결했다는 것은 축구선진국의 웃음거리가 되고있을 뿐아니라 정규리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는 1경기, 플레이오프는 2경기로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순위를 뒤집기가 쉬워 각 팀은 정규리그에서 1승을 더 올리려고 하기보다는 4위이내에만 든 뒤 포스트시즌에서 순위를 뒤집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한편 K-리그와 함께 각종 컵대회도 폐지 혹은 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 앞서 치러지는 아디다스컵대회에서 K-리그 상위팀들은 ‘이겨도그만, 져도 그만’식으로 준비하고 있어 프로축구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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