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23∼29일 아세안+3 회의 참석 및 싱가포르·인도네시아 국빈방문은 동아시아 국가와의 우호협력관계 증진 및 경제협력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국가들이 3년전 외환위기를 맞아 어려움을 겪은 경험을 공유하고있고, 최근에 와서 환율불안 및 증시폭락 등 또 다시 경제적 곤경에 처해 있는 점에 비춰볼때 각국의 경제협력에 대한 이해 또한 일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김 대통령은 이번 회의기간 경제위기의 재발 방지 등 동아시아 지역의 당면과제에 대한 역내 국가간의 대책을 수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외교 당국자가 전했다.
또한 세계 경제의 지속적이고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유가 및 원유수급안정화 노력과 함께, WTO(세계무역기구) 뉴라운드의 내년 출범 등에 대비한 다자간무역 자유체제의 발전 방안 등도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이와함께 김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대(對) 동남아 중시정책을 부각시킴으로써 아세안 지역 국가와의 교역 및 경제협력 확대는 물론, 유대강화의 기회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아세안과 한국의 교역량은 지난해 기준 299억달러이며, 대 아세안 건설수주는 99년 15억달러를 포함해 누계가 310억달러에 달하고 있고, 우리의 대아세안 투자액은 65억달러로 제4위의 투자대상지역이다.
이같이 한-아세안 관계는 점차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며, 세계적으로도 향후 성장잠재력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욱이 우리 경제가 건설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 가능성이 무한대인 이 지역에 건설업계의 진출을 더욱 확대시켜 건설업의 활로를 찾는 것도 김 대통령의 방문 목적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은 또 첫 정례모임인 한·중·일 3국 회담을 주관하고, 경제·문화 등 비정치적 분야에서의 지역협력 기반을 구축하며, 3국 정상간 친분·신뢰관계 형성을 통해 역내 긴장완화 및 평화와 안정달성에도 기여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들 3국 정상과는 지난달 주룽지 총리의 방한 및 지난 15일 APEC(아·태경제협력체) 회의에서의 연쇄회담을 통해 잦은 교류와 접촉을 갖고 있어 동북아 3국의 우호협력관계는 그 어느때보다 공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대통령은 이번 만남에서도 우리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향후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중·일 양국의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전려졌다.
한편 김 대통령은 동남아의 중견지도국가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국빈방문을 통해 교역·투자·건설 등 양국간 실질협력 관계 증진방안을 모색하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두 나라의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유제원기자 jwyo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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