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미술관 불우이웃 돕기 전시회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로 우리 사회는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장애인을 양산하고 있다. 장애는 예고된 것이 아니어서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음에도 우리 사회는 장애인들에게 너무나 냉담하다. 편견의 울타리가 너무 높다.

이런 점에서 광주의 영은미술관(관장 김영순)이 불우이웃을 한번 더 돌아보자는 연말연시에 마련한 ‘만남과 표현-장애와 비장애의 사이에서’전(21일∼내년 1월 14일)이 눈길을 모은다.

이 전시는 장애인와 비장애인이 편견과 차별의식을 털고 한 덩어리가 될 수 있음을 실천적으로 보여 주고자 기획됐다. 공동의 작업과 전시라는 점에서 각기 작업한 뒤 한 전시장에 작품을 내놓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이번 작업에는 사진작가 권오상, 도예가 박무림, 서양화가 황성준, 조각가 성동훈, 설치미술가 김안식씨가 삼육재활원 학생 25명과 호흡을 같이했다. 작가 1명이 각 5명의 장애인과 함께 작품을 제작한 뒤 전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주제는 ‘미술관 공간과의 만남’ ‘미술을 매개로 하는 자연·인간·지역문화유산과의 만남’ ‘불과 신체의 만남’ ‘잠재의식의 표출·무의식의 확장’ ‘오감체험의 확장’등으로 구성됐다.

권씨는 장애학생들에게 사진을 찍게 한 뒤 이를 설치물에 붙임으로써 다양한 인식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며, 김씨는 물판에 조명을 쏘아 벽에 반사시킨 가운데 장애학생들이 연주하는 물피아노를 제작했다. 박씨는 장애인들이 손으로 직접 도예작품을 빚어 원초적 교감을 얻게 했고, 성씨는 장애학생과 토론해 그들의 신체 일부를 조형물로 재탄생시킴으로써 신체가 갖는 아름다움을 스스로 깨닫게

한다.

이들은 작품을 지난 11월 24일부터 20일동안 공동작업하며 끈끈한 인간적 유대를 쌓은 것. 작업과정은 사진과 비디오라는 또 다른 작품 형태로 전시장에 나오게 된다.

김영순 관장은 “작품의 공동제작으로 미술인과 장애인들이 상호 소통할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했다”면서 “이를 계기로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증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김진흥기자 j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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