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타조의 도축과 육류 유통이 법제화되면서 타조가 인류의 식량문제 해결과 침체에 빠진 축산농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질병에 강하고 번식력이 우수한 타조가 인류의 새로운 가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세계 100여개 국가는 타조를 인류의 새 식량자원으로 인식, 타조사육 농가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0월6일 150여명의 타조 축산농가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 유성에서 한국타조협회가 창립됐으며 20일후에는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지부가 구성됐다. 3∼4년전부터 국내에 타조가 보급되기 시작했으나 지난 5월 전까지만 해도 법규 미비로 타조는 도축과 유통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사육 농가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지난해 11월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조정위원회가 타조고기의 식용합법화와 임의 도축 법제화를 결정했다. 이에따라 본보는 외국산 육류의 수입 등으로 자립기반이 무너진 국내 축산농가에서 사육이 간편하면서 번식율과 고기 생산량이 월등히 우수, 소를 대신하는 대체 축산으로 각광받고 있는 있는 타조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주>편집자주>
◇인류의 육식 판도를 바꾼다
타조고기는 닭이나 칠면조 같은 조류이지만 고기의 빛깔이 붉은 송아지 살과 같으며 맛 또한 소고기보다 우수하다. 특히 잡냄새가 없고 저지방 고단백 저콜레스테롤이어서 미국 일본 중국에서는 당뇨 중풍 고협압 환자들에게 스테미너 식품으로 인기를 끄는등 소고기 소비를 능가하는 저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10년안에 타조가 소고기 소비에 버금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 돼지 닭 등 인류의 3대 가축은 사육 역사가 매우 오래되다 보니 광우병 구제역 등 각종 질병으로부터 속수무책이다. 최근에는 유럽에서 발생한 광우병이 인간의 생명까지 앗아가 이미 생산된 소시지 등이 전량 회수돼 폐기되는등 일부 육류는 더이상 식량자원으로 이용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타조고기를 판매하는 음식점은 200여곳에 불과하지만 지난 5월 타조의 도축과 육류 유통이 합법화되면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현재 약 3만마리에 불과한 타조가 300만마리로 늘어나야 국내에서 타조식육이 대중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5∼6년은 종축용(씨받이) 새끼 타조를 생산, 확대 보급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초간편한 사육
타조사육의 장점은 다른 동물과 비교해 사육이 매우 초간편하다는 점이다.
영하 40℃에서 영상 55℃까지 견뎌 냉·난방비 부담이 없고 아무 것이나 잘먹어 150㎏짜리 타조 1마리의 1일 사료비용이 400원에 불과하다.
타조는 장의 길이가 일반동물의 2배에 달해 장안에서 완전소화돼 배설물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적고 공기중에서 24시간이면 건조 발효돼 치울 필요가 없다.
따라서 여자 1명이 500마리, 남자 1명이 1천마리 가량의 타조사육이 가능하다고 한다.
번식력 또한 우수하다. 우수 종타조 3년생부터 산란을 시작, 4년생은 30마리, 청년기에 해당하는 5년생은 40∼70마리를 생산한다. 부화기는 국산이 개발돼 특별히 많은 돈을 들여 부화장을 만들 필요가 없다.
축사는 울타리 높이가 2m이상 되는 비닐하우스나 소 돼지 사육장을 그대로 이용해도 무방하다. 먹이도 가리는 것이 없다. 국내 배합사료 공장에서 타조사료를 생산, 전국에 택배를 하고 있으나 풀 솔잎 등 방사하면 아무 것이나 잘 먹는다.
질병 걱정도 없다. 닭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 전염병 등에 감염돼 발표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조는 전신이 보물
중국에서는 타조를 ‘전신이 보물’이라 하여 수십만 마리가 사육될 정도로 붐을 일으키고 있다.
새끼 타조 1마리가 현재 30만∼4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타조 가죽은 장당 30만∼50만원으로 악어보다 2배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다. 깃털 발톱 알껍질은 공예품으로 인기가 높다. 이틀에 1개 정도 생산되는 식용 알은 영양학적으로 계란보다 우수하여 1.2∼1.5㎏ 짜리 하나에 5만∼6만원선에 판매되며 씨받이 종란은 10만∼15만원에 달한다.
타조 털은 정전기 방지 및 장식용 먼지털이 등으로 재활용되고 있으며 기름은 화장품과 의약품의 워료로 이용된다. 이밖에 뼈는 신경통 관절염 골다공증 환자들에게 특효이며 내장은 건강 강정식품으로 소비된다.
육류 역시 지금 당장 대중적인 소비는 없으나 타조 사육이 보다 더 확산될 경우 수많은 고급 음식점에서 생식이나 구이 요리로 환영받을 것으로 보인다.
법제화 이후 대형 가공업체 설립도 구체화되고 있어 일반 식탁에도 손쉽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의점
종축 타조는 우수한 혈통을 보유한 품종 작출기지에서 타조 육종학자들이 엄격히 선발한 타조를 말한다.
그러나 일시적인 상업 목적으로 값싼 타조를 수입 판매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불량 타조를 분양한후 도주하는 이른바 ‘떳다방’식의 임대 타조분양농장이 전국에 산재해 있으며 미숙한 3∼4년생 타조가 5년생 청년 타조를 속여 분양되는 사례도 있다.
이른바 ‘폐타’라고 하는 도축용 타조는 생산성 저하, 새끼 타조의 불균형한 발육으로 자자손손 상품가치가 떨어져 실패의 원인이 된다. 혈통이 우수한 종타를 구입해야 빠르게 번식 시킬 수 있다.
타조를 처음 시작하는 농가는 늦어도 2월 초까지는 입식을 끝내야 한다. 2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9개월 동안은 산란기이므로 이때 이동을 하게되면 타조가 스트레스를 받아 산란에 지장이 있다.
고양시 대화동에 위치한 「천지인 타조 농원」의 최윤기 회장(49·한국타조협회 고문, 한국타조연합회 회장)은 타조를 국내에 처음 도입 보급하고 도축과 육류 유통을 법제화 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목화는 문익점, 타조는 천지인’이라는 독특한 캐치프레이즈로 우수한 종타 보급에 노력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유통경로를 다양화하여 타조고기가 대중화되도록 최선을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타조산업의 당면 과제는.
△판로를 다양화 하는 일이다. 지난 5월 도축과 육류유통이 합법화되면서 소비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지만 가격을 내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도록 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고기 돼지 고기 등 기존 육류 보다 비싼 것 아닌가.
△생산량이 많아지면서 소고기값과 비슷해져 가고 있다. 현재 국내 타조수가 3만 마리로 추정되고 있으나 300만은 돼야 대중화가 가능하다.
-기존 축산농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내년에 소가 수입되면 국내 한우의 경쟁력은 매우 어렵게 된다. 또 유럽의 광우병 파동 처럼 이제 사람들은 기존 육류에 경계를 갖기 시작했다. 이제 대체 축산이 필요한 때이다.
-경험없이 사육이 가능하겠는가.
△타조는 질병이 거의 없고 방목해서 될 만큼 손쉽게 키울 수 있다. 배설물도 공기중에서 자연 건조돼 악취가 적고 치울 필요도 없어 한우 5마리를 키우는데 들어가는 노력만으로 타조 1천마리를 사육할 수 있다.
-입식에 주의할 점은.
△먼저 혈통이 우수한 종타를 구입해야 빠르게 번식시킬 수 있다. 또 새롭게 시작할 사람은 2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9개월 동안은 산란기 이므로 늦어도 2월초 까지는 입식을 끝내야 타조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향후 계획은.
△타조 축산의 기본틀은 지난 5월 이후 완성됐다. 이제 혈통이 우수한 종타 보급과 유통 경로 다양화에 주력하겠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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