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부부가 이혼할 때 자식만은 서로 자기가 키우겠다고 싸움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거의가 자식은 네가 키우라고 책임을 떠넘기는 이상한 세상이 되었다. 이혼도 하기 전에 ‘재혼이나 취업에 방해가 된다’고 미리 자식부터 보호시설에 맡기려고 하는 철부지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보호시설에 맡겨진 지 3개월이 넘도록 부모의 연락이 없으면 아이들은 보육원으로 보내진다. 이 아이들은 엄연히 친권자가 있기 때문에 입양도 할수 없다.
경기남부아동일시보호소의 경우 최근 이곳에서 돌보고 있는 80여명도 대부분 부모가 ‘맡긴’ 아이들이다. “혼자 도저히 못기르겠다”“재혼한다”는 등 이유로 자식을 쉽게 포기하려는 부모들의 상담이 한달 평균 60여건씩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부모들에게 버림을 받는가 하면 학대받는 아이들도 많다. 지난해 11월말 생후 15개월된 딸이 “자는 도중 갑자기 숨졌다”는 아버지의 신고가 있었다. 단순변사로 처리하려던 경찰은 아이의 몸을 보고는 기가 막혔다. 앙증맞은 몸뚱아리가 피멍으로 뒤덮여 멀쩡한 곳이 한군데도 없었다. ‘구타에 의한 간파열’이었다. 1년 전 실직 당하고 아내마저 가출한 뒤 혼자 아이를 키워오던 아버지의 화풀이성 상습폭행이 원인이었다. 아버지라는 말이 무참해진다. 가정 형편이 어려우면 부부가 함께 노력해야지 주부는 왜 15개월된 딸을 놔두고 가출했는가. 이 역시 어머니라는 말을 들을 자격이 없다.
다섯살배기 아들을 폭행하며 거리로 내몰아 혹한 속에서 구걸행위를 강요해온 비정한 어머니도 있다. 7살배기 어떤 남자아이는 학대를 하도 받아 기억상실증에 걸려 제 이름도 잊었다. 공포증은 상실되지 않았는 지 어른만 보면 방 한 구석에 웅크리고 벌벌 떨기만 한다. 신체적 성장도 더뎌 대소변조차 가리지 못한다. 부모에게 학대를 받고 자란 어린이의 3분의 1은 정신지체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다. 더욱 무서운 것은 학대 받고 자란 어린이는 나중에 자신의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학대의 경험을 ‘세습’한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어떻게 천벌을 받으려고 부모들이 어리디 어린 자기 아들 딸을 학대하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다. 거리를 걸으며 빨리 따라오지 않는다고, 또는 유원지에서 먹을 것 사달란다고 어린 아이를 때리는 잔인한 엄마들을 가끔 본다. 학대 받는 어린이들이 불쌍하다.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들이 원망스럽다.
/淸河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