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적멸 직전의 동물들은 지구상에 5천종류가 넘는다. 한반도도 그 멸종의 현장에서 예외지대는 아니다. 1600년 이후 오늘날까지 분명한 기록이 남아 있는 멸종 생물 종(種)의 수는 알려져 있는 것만 726종이나 된다. 그 가운데 포유동물이 59종이다. 또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포유동물은 505종에 이른다. 멸종한 포유동물의 대다수가 1900년 이후 100년 동안에 집중적으로 사라졌다.
지역적으로는 최근 400년간 기록적인 인구확대가 있었던 북미, 카리브제도, 오스트레일리아, 태평양의 섬들이다. 멸종 이유는 대개 인간활동에서 비롯된다. 확실한 멸종원인은 수렵 10%, 서식지파괴 16%, 경쟁과 천적 동물의 유입 17% 등이다.
한반도에서도 1900년 이후 수 많은 생물이 우리의 무관심속에 멸종했다. 기록에만 있을 뿐 아직까지 그 서식이 확인되지 않은 동물도 있으며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번식하지 않고 겨울에만 찾아오는 손님이 된 동물들도 수십종에 이른다.
현재 한반도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들은 늑대, 표범, 반달가슴곰, 수달, 사향노루, 대륙사슴(일명 꽃사슴), 산양 등인데 늑대는 1980년대 이후 서식정보가 두절된 대표적 포유동물이다. 북한에서도 그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국제적으로 보호동물로 지정돼 있다.
1990년대에 들어서는 밀렵이 야생동물들을 특히 위협하고 있다. 야생동물이 몸에 좋다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밀렵이 횡행하는 것이다. 정부의 대책은 있으나 마나한 밀렵의 심각성은 국내만의 문제에서 벗어나 국제적으로 한국이라는 국가의 위신을 떨어트린다. 파주지역 민통선 내에서의 독수리 집단 폐사 사건, 구미 낙동강변에서의 재두루미 농약 중독 사건, 캐나다·미국 지역 야생 곰 밀렵에 한국인 관련 사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몸에 좋다면 체면도 가리지 않고 먹어대기 때문이다.
우리 곁을 떠나는 생물 종류가 많아질수록 우리의 미래도 어두워진다. 나뭇잎에 붙어 있는 10㎝의 작은 대벌레로부터 30m가 넘는 흰긴수염고래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이 주눅들지 않고 공존하는 세상이 돼야 한다.
우리가 환경을 파괴하고 생물들의 목숨을 가벼히 여긴다면 우리의 미래도 멸종된 동물들의 운명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야생동물들이 떠나면 인간도 결국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가는 종말을 우리는 잊고 살고 있다. 야생동물이 사라진 지구에서는 인간도 살아갈 수없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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