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전지구 개발 왜 서두나

경기도가 말썽많은 용인 죽전지구의 대규모 택지개발 실시계획을 서둘러 승인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당초 죽전지구는 지난 98년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지정된 이후 마구잡이 개발로 피해를 본 용인지역 주민과 환경단체가 택지개발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지역이다. 더욱이 죽전지구내 대지산 일대는 지난해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로 훼손된 산림의 원상복구명령이 내려졌던 신봉지구처럼 한국토지공사의 영향평가가 왜곡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환경단체로부터 재조사 요구를 받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도 경기도가 무엇에 쫓기듯 죽전지구의 택지개발계획을 승인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108만3천평의 죽전지구가 계획대로 개발된다면 공동주택 1만4천여가구와 단독주택 1천200여 가구가 입주, 5만7천여명을 수용하는 미니 신도시가 형성하게 된다. 물론 토공측은 일산이나 분당과는 달리 저밀도의 환경친화적 도시로 개발한다고 하나 죽전지구가 이미 교통체증을 빚고 있는 분당과 인접해 있어 교통난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더군다나 수도권 최대의 난개발지역으로 만성적 교통체증에 빠져 있는 용인서부지역에 아무 대책없이 미니 신도시를 또 건설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죽전지구가 개발될 경우 임야의 61%가 훼손되고 전체 면적의 32%(36만평)에 달하는 농지가 사라지는 등 환경훼손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환경단체는 죽전지구내 대지산 인근 3만여평이 작년 토지공사의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산림훼손 개발이 가능한 ‘6등급’으로 평가됐지만 환경정의시민연대가 건국대 산림자원학과 교수팀에 의뢰한 결과 상당지역이 보존가치가 높은 ‘8등급’으로 평가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환경연대는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토공측이 이에대해 환경부 산하 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확인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 신봉지구 환경영향평가의 오류를 잡아내지 못한 기관이 바로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기에 환경단체의 이의제기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당국은 죽전개발이 불가피하다면 이에 앞서 광역도시계획과 용인도시계획을 먼저 세운후 추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철저한 환경영향평가로

녹지보존 대책을 세우는 한편 광역교통망 등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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