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에서 발행중인 복권은 3종류로 나뉜다. 매주 나오는 추첨식 복권, 바로 긁어 결과를 확인하는 즉석식 복권, 부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이벤트 복권’이다. 복권을 발행하는 기관은 모두 8곳이다. 주택복권 등 3개 추첨식 복권의 1주일 발매량은 1천800여만장으로 그 절반 정도인 80억여원어치가 팔려 나간다고 한다. 즉석식 복지복권의 지난해 매출액은 165억원으로 99년보다 2배 정도 늘었고, 즉석식 자치복권도 99년보다 70%이상 증가한 1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장에 1천원인 추첨식 복권에는 주택·월드컵·더블복권이 있는데 1등 당첨금은 3억원이며 앞뒤 번호가 같이 당첨될 경우 4억2천만∼5억원을 받는다. 주택은행이 매달 발행하는 또또복권은 1등 당첨이 없을 경우 다음달로 당첨금이 이월돼 재수만 좋으면 10억원까지 챙길 수 있다. 그야말로 요행히 당첨된다면 평생을 벌어 저축해도 못 만질 거액이 일순간에 생긴다. 복권을 사고 싶은 마음이 아니들 수가 없다.
복권 구입하는 사람들의 직업도 다양하다. 중고교생이 장난삼아 한 두장 사는가 하면 직장인들은 당당하게 복권을 구입한다. 매월 식당을 경영하면서 40만원정도를 복권 구입에 쓰는 사람이 있고 파출부로 일하면서 월소득의 10%이상을 매달 복권 구입에 쓰는 중국동포도 있다. 그 동포는 1등에 당첨돼 돈 걱정없이 살고 싶다며 한장도 당첨 안돼도 돈이 아깝지 않다고 한다. 하루에 몇번씩 복권을 사는 사람도 있고 일주일에 두세번씩 찾아와 10만원 이상씩 사는 사람도 있다. 당첨금이 30억원인 이벤트 복권을 200여만원어치 싹쓸이하다시피 사가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밥은 안먹고 살수 있어도 복권없이는 하루도 못산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복권 살 돈 없는게 가장 비참하다는 퇴출 직장인도 있다.
복권은 잃을 확률이 상당히 높은 도박의 일종이다. 복권 예찬론자들은 도박이긴 하지만 그래도 사기는 없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조세저항이 적은 복권판매로 재원을 조달하는 것은 소득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게 분명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복권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한다. 복권의 지난해 매출액이 99년보다 50% 증가했다는 것이다. 온 가족이 노력을 해도, 아무리 발버둥쳐도 돈이 모이지 않는 세상이라 복권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하는 사람 앞에서는 할말이 없다. 기업퇴출과 경제불안이 계속되면서 서민들이 혹시나 하는 간절함으로 ‘대박’을 노리고 복권을 구입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는 않다. 쓸쓸하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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