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을 살리자>광주 공설시장

나이 많은 주민들 조차 정확한 생성년도를 모르는 ‘광주 공설시장’.

이들은 단지 이곳이 80년도까지 만해도 우시장이 같이 개설되는 등 이천과 광주, 용인을 대표하는 큰 5일장이었다는 아스라한 어린시절 기억담을 이야기했다.

주민들의 이야기로 추측건데 근 100여년 이상의 전통으로 서민들의 애환과 기쁨, 지역문화 등 온갖 사연을 간직한채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는 공설시장은 유통시장 전면 개방이후 인근 성남과 용인, 이천 등지가 대형유통업체 중심으로 구조개편이 진행되면서 옛 영화는 간데없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공설시장으로 바뀌기 전인 5일장때는 현재 시장주변까지 5천여평에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노점상들과 서커스단, 장을 보러온 수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모습을 그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고 지금은 단지 상인과 장을 찾던 주민들 추억의 한편으로 밀려나 있다.

5일장이 기본 생필품을 판매하는 소매시장인 지금의 공설시장으로 바뀐 것은 지난 80년 7월.

5일장이 서는 곳 가운데 광주읍 경안리 38-3 일대 1천900여평에 102개소의 점포가 입점해 생필품을 팔고 있으나 오히려 상인들의 벌이는 예전 같지가 않다는 것이다.

지금도 3일과 8일에는 공설시장 주변에 어김없이 주체가 없는 5일장이 서고 있으며 이로 인해 5일장의 주체 세력인 공설시장은 더욱 어려움을 더해 가고 있다.

그러나 5일장도 공설시장 외곽 도로와 공터에 개설돼 명목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기능을 상실한지는 오래이다.

이를 입증하듯 재래시장의 최대 대목이던 지난 구정의 경우 살을 에는 듯한 맹추위와 함께 대목 경기도 날씨처럼 얼어붙어 사상 최고의 불황을 경험했다는 것.

올해는 지난 해 설 대목 매출의 40%에 불과했었다는 시장 상인들은 “극심한 불경기속에 시장의 존폐 위기까지 거론될 정도”라며 “시장활성화를 위해 군청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고 했다.

■문제점

전형적으로 농촌지역이면서 서울에 인접해 주변 도시들의 급속한 팽창과 함께 광주도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 원주민 보다 외지인 수가 더 많아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까르푸와 E-마트, 마그넷, 킴스 클럽 등 대형 할인점들이 성남과 용인, 이천 등 인근 지역에 들어서고 있는 데다 광주내에도 메가-마트 등 준 대형 할인점들이 들어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편리한 쇼핑을 원하고 있어 주차공간과 쾌적한 환경확보는 필수이다.

그러나 공설시장은 주차공간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소비자들이 시장을 찾기위한 진입로 자체가 불편하고 낙후된 시설로 인해 소비자들로 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시장내 건물의 노후화로 인한 지저분한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한 점포형태와 구태의연한 상인들의 경영 마인드로 인해 유통 전문인력 미확보 등 새로운 영업전략이 전무해 특징없는 시장 분위기도 쇠락을 부추키고 있다.

이와 함께 이곳 주변에 5일장이 개설되고 있으며 시장부지도 협소해 노점상들이 시장으로 흡수되지 못한채 외곽에서 난장을 벌이고 있어 농산물 등 생필품만 팔고 있는 시장경기를 어렵게 하고 있다.

주변에 살고 있다는 주부 마영희씨(32.광주읍 경안리)는 “공설시장에서는 물건 값을 흥정하는 등 사람의 체온을 느낄 수 있으나 장을 보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아 시간이 날때마다 가족들과 같이 분당에 있는 대형 할인점에 가서 쇼핑을 즐기고 들어온다.”고 했다.

군 관계자도 “상인들 자체가 시장 활성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것 같으며 대형 할인점과 경쟁을 할 수 있는 경영능력은 물론 시장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특성 상품이 없는 것도 문제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활성화 방안

광주 공설시장 번영회는 인근 지역 대형 할인점들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난 99년부터 소비자들에게 쾌적하고 편리한 쇼핑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현대화 계획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시장 부지위에 초현대식 주상 복합 건물을 지으려는 것인데 영세한 시장상인의 재정부담과 이에 따른 논란의 소지가 있으며 현대식 시장 형성후에도 활성화 여부를 장담 할 수 없어 재건축 시행 업체와 논의는 했으나 답보상태이다.

또 재래시장의 진입로가 협소하고 복잡해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어 도시계획도로의 확대와 노점상들의 정비가 필수이다.

이밖에도 공설시장은 번영회가 앞장서 상품의 질 향상과 소비자들에 대한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이해 관계가 얽혀 지지부진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 상인들도 서비스향상과 쾌적한 쇼핑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인식을 같이 하고 있으나 대부분 영세상인들로 투자를 위한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창운 번영회장은 “여러가지 여건으로 재래시장의 존폐의 기로에 놓인 것이 엄연한 현실이나 쾌적하고 편리한 쇼핑 공간만 확보한다면 대형 할인점과 달리 묵은 상품이 아닌 신선한 상품을 살 수 있고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어 대형 할인점들보다 우위를 차지해 소비자들의 발검을을 되돌려 놓을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 봤다.

<공창운 광주 공설시장 번영회장>

“소비자가 직접 상품의 질 수준을 판단해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시장의 본래 기능이므로 이 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시장 진입도로를 개설한 뒤 현대식 건물을 지어 손님이 찾아 올 수 있도록 해 침체된 시장의 경제를 활성화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광주 공설시장 번영회를 맡아 상인들의 결속과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공창운회장(55)은 멀어진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다시 끌어 모으기 위해 관과 상인들이 합심해 시장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재래시장 위축의 근본적인 요인은.

▲80년 들어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5일장에서 일부 부지에 건물을 지어 상설시장을 만들며 오히려 시장 생명력이 약화된 것에다 지난 96년 유통시장 전면 개방이후 성남과 이천 용인 등 인근 지역에 대형 할인점들이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줄어들어 재래시장이 더욱 몰락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시장 활성화 방안은.

▲우선적으로는 군에 건의해 광주군 교육청 앞을 지나는 도시계획도로를 개설, 노점상이 위치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재래시장으로서 기능을 일시적으로 회복시키고 개발자금을 융자받아 시장 진입로에 위치한 기존 건축물을 매입해 진입도로를 개설한 뒤 현대식 시장을 지어 재래시장으로서 기능을 살리겠습니다.

-시장활성화를 위해 소비자와 군에 바라는 점은.

▲시장이 형성될만한 공간이 부족하고 공설시장 외곽에 노점상들이 난립해 더욱 시장 상인들의 매출약화를 부추키고 있으어 군청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노점상들을 공설시장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해주고 시장을 관통하는 도시계획도로도 협소해 폭을 넓여주기를 바랍니다.

또 상인들도 좋은 품질의 물건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소비자들을 친절하게 맡을 준비를 하고 있으므로 주민들도 사람이 살아 움직이는 생동감 마져 느낄 수 있는 재래시장이 훨씬 싸다는 것을 알고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광주=김진홍기자 j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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