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아동문학

북한에서는 ‘유년기’를 “대여섯살이나 예닐곱살 정도의 어린 나이 또는 그런 어린 아이”로 설명하고 있다. 북한의 교육제도로 보면 이 나이는 유치원생이나 인민(초등)학교 1학년생이다. 그런데 북한 문단에서는 어릴 때부터 김정일 총비서나 사회주의 체제를 찬양하는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아동문학의 한 형태로 ‘유년기문학’을 두고 있는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북한의 아동문학 최근호(2월호)는 유년기문학이라는 이름아래 ‘막내손가락’ ‘울다가 웃어요’‘눈사람과 나무인형’ 등 3편의 동요와 동시를 게재, 북한에서의 ‘유년기문학’을 보여 주었다.

북한에서 유년기문학이 언제부터 아동문학의 한 갈래로 자리잡아 왔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근래 몇년사이로 추정된다.

1994년판 문예상식이나 1992년판 조선말대사전 등에도 유년기문학에 대한 설명이나 개념을 정리한 글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아동문학의 한 형태로 유년기문학이 등장한 것은 북한의 문예정책이 문학성이나 예술성보다는 기능성을 더 강조하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은 체제와 환경을 문학의 최대가치로 여기는 것 같다.

“판문점 넘어서/흰머리 날리며/이기고 돌아오신/우리 할아버지/흙 한줌 움켜쥐고/흐느껴 우시더니/나를 안고 볼 비비며/이젠 또 웃으시네/호호호 할아버지두/유치원생 나처럼/울다가 웃으셔요/웃다가 또 우셔요/장군님의 품에 안긴/이 감격 꿈만 같아/울다가 웃으신대/웃다가 또 우신대”

북송 미전향 장기수가 평양에 들어서는 모습을 그린 동요 ‘울다가 웃어요’를 보면 이 점은 명확하게 나타난다.

북한의 소년, 청년들은 유년기부터 이렇게 체제 우월감과 사회주의에 젖어 성장하는 것이다. 아동문학면에서 남과 북의 ‘문학정신 ’은 이렇게 다르다.

아동문학은 어린이들의 가슴에 아름다운 이상과 희망을 심어주는 예술이다. 문학을 통한 심성교육이다. 어린이들의 마음과 생각은 하얀 창호지와 같아서 최초의 영향으로 선연하게 채색된다. 유년기 때부터 사회주위 체제에 젖은 북쪽 어린이들과 우리 어린이들이 한자리에 어울리는 경우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아동문학의 남북교류는 그래서 시급하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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