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민들의 시름이 가실날 없다. 광우병과 구제역 공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화성에서 소 브루셀라병이 잇따라 발생, 축산농민들을 또 긴장시키고 있다. 브루셀라병이 화성에서 첫 발생한 것은 지난해 12월로 최근까지 관내 10여개 축산 농가로 번져 감염된 젖소 40여마리를 포함 50마리가 도살 폐기처분됐다.
브루셀라병은 우유를 통해 배설되는 브루셀라균에의해 소 돼지 산양 개 및 기타 동물에 감염되며 이 질병에 걸리면 생식기관 및 태막의 염증과 유산 불임 등의 증세를 보이는 1종 가축전염병이다. 이 질병이 발생한지 이미 3개월이 지났고, 인근 축산농가로 계속 번지고 있는데도 당국이 그동안 이렇다할 방역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
더욱이 브루셀라병은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브루셀라균이 인체에 감염되면 파상열과 함께 뇌막염 골수염과 유산 및 고환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역학조사와 방역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당국이 아무런 방역대책도 없이 그저 감염된 젖소를 도살 폐기하는 것으로 그치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다. 그나마 행정당국은 이번에 감염된 소를 처분할 매몰지를 물색하다 병든 소 20여마리를 20여일간이나 방치한 끝에 처분하는 어이없는 행태도 보여줬다.
행정당국이 가축전염병에 대해 이렇게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으니 축산농민들이 울분을 터뜨릴 수 밖에 없다. 특히 브루셀라병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던 지난 98년 엉터리로 만든 예방백신 접종으로 1만7천여마리의 소가 유산 또는 조산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 이후엔 가축방역당국이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소 백신 파동 이후 3년간 뭘하고 예방백신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었는지 당국의 백신 개발수준이 한심하기만 하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 구제역 발생으로 엄청난 피해를 본 축산농민들은 당국의 이같은 무책임하고 무기력한 대응에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무너져 버리지 않을까 공포와 불안감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일반 국민도 브루셀라병이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점에서 느끼는 공포감은 마찬가지다.
당국은 당장 허술한 방역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브루셀라병이 더이상 번지지 않도록 소독을 철저히 하고 병든 소는 신속하게 처분토록 해야한다. 아울러 예방백신 원료인 각종 종균을 정부가 통합관리하는 체제도 갖추고 연구기관에 자금을 지원 해서라도 하루속히 새로운 예방백신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