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만의 세계로 여겨지던 ‘검사’직에도 여성파워가 대단하다. 1982년 첫 여검사가 등장한 이후 매년 1∼3명이 임관돼 ‘특별한 여자’로 인식됐던 여검사가 지난 해 8명, 올해엔 21명이 임관돼 총 50명에 이른다.
‘맹렬 여검사’들은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남성적’인 피나는 노력을 한 경우가 많다. 남자검사들 사이에서 당당하기 위해 ‘폭탄주 마시기 연습’을 하기도 했고, 담력을 키우기 위해 공동묘지에서 극기훈련도 했다. 조사할 때 작은 목소리를 바꾸기 위해 방문을 닫아 놓고 고함 지르는 연습을 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2∼3명의 여검사가 ‘천연기념물’로 여겨지던 1990년대 초에는 피의자들이 검사를 여직원으로 오해하여 “검사님은 어디 계시냐”고 묻는 일화가 허다했다. 또 피의자들이 여검사를 신기해 하거나 만만하게 보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 검사들은 남성들과의 무한경쟁에 돌입해 있다. 여성이기 때문에 그동안은 인사발령시 임지(任地)등을 배려해 줬으나 이젠 없어졌다고 한다.하지만 여검사들의 활약은 아직 가정폭력·여성문제 등 일부 분야에 국한돼 있어 아쉽다는 말들이 나온다.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특수·공안 등 주요 부서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차관급인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3명 배출하고 120명이 넘는 여성판사를 보유한 법원과 대비된다.
미국의 경우 1998년 현재 레이크 카운티는 여검사 비율이 46.6%, 듀페이지 카운티 42%, 인디애나주는 선출직 검사 중 여검사가 12%에 달하고 중국은 전체 16만명의 검사 중 3만명이 여성이고, 일본도 최근엔 신규임용 검사의 20%정도가 여검사라고 한다. 한국도 여판사·여검사·여변호사가 매년 증가한다. 부부 검사·변호사 커플 탄생이 이따금 화제가 된다.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재닛 리노 법무장관을 배출한 미국처럼 한국도 불원간 여성 법무장관, 여성 검찰총장, 여성 검사장이 탄생할 것이다. 공직사회에서 장관이 최고는 아니지만 정부 개각때 여성 법무장관이 임명된다면 아마 남성들도 환영하고 축하할 게 분명하다.
지난 11일과 18일의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여성시장이 과거 33명에서 44명, 시의원이 22%에서 47.5%로 증가한 ‘ 여성 만세 ’가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닐 것 같다. 여검사 시대가 좋은 느낌을 준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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