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폐렴 증세로 일산병원에 입원한 60대 환자가 배뇨기관에 소변 배출용 고무호스를 삽입한 직후 심장마비를 일으켜 의식불명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환자 보호자들은 환자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사실보다 불친절하고 정직하지 못한 병원측의 태도에 더욱 화가 난다고 분개하고 있다.
일산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직영하는 ‘국민의 병원’이다.
병원측은 환자 보호자들의 거친 항의에 진료방해 및 폭행혐의로 고소할 뜻을 내비쳤으나 ‘국민의 병원’답지 못한 대처 방법인 것같다.
보호자들이 답답하고 암울한 마음에 주치의 면담 등을 요구했을 때 병원측은 성의를 다했는가? 보호자들의 아픔을 내 일로 생각하며 진심으로 위로했는가?
유감스럽게 기자가 관찰한 바로는 병원측 태도는 ‘연세 의료진’의 명성에도 걸맞지 않았다.
의료진 가운데 한 사람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이라며 복합질환을 앓고 있던 환자가 공교롭게 호스 삽입 직후 심장마비를 일으킨 것처럼 상황을 호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 병실에서 가족들이 재산관리 문제로 다퉜다”며 마치 환자가 심리적 부담으로 쇼크를 받은 듯한 발언을 언론에 흘렸다.
주치의는 심장마비가 발생한후 3시간이 지나서야 중환자실에 도착했으며,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이 환자가족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기도 했다.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라는 말이 있다. “본의 아니게 죄송하게 됐다. 소생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병원측 과실로 드러날 경우 성의를 다하겠으며 과실이 없더라도 우리 역시 몹시 상심이 클 것”이라고 했다면 지금처럼 환자 가족들이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며 분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고양 제2사회부 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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