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가 바작 바작 타들어 가고 있다. 지난달 12일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이후 비 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농민들의 마음도 애타고 있다. 게다가 올 봄 황사현상이 지난 64년 관측이래 제일 많이 발생해 수시로 천지가 온통 뿌옇고, 메마른 대지는 황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45일째 계속된 봄 가뭄으로 이미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시원한 비소식이 없어 큰 걱정이다.
수원기상대는 오는 30일께 중부지역에 한차례 비가 예상되나 강우량은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로 가뭄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예보하고 있어 농가의 피해가 날로 커질 것이 염려스럽다. 그런데도 당국은 비상대책 마련에 신경쓰고 있는것 같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봄 가뭄으로 타격을 받는 것은 1차적으로 농작물이다. 보리·마늘·양파 등 월동작물이 누렇게 타들어가 수확량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활 및 공업용수도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산불도 도내서 40건이나 잇따라 발생, 37㏊의 산림이 소실되는 등 엎친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3월 이후 중부지방의 평균 강우량은 겨우 9.2mm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9mm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가뭄이 이대로 계속된다면 앞으로 못자리 설치와 모내기에도 큰 장애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된다. 농림당국은 물론 경기도와 일선 시·군은 영농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한 가뭄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비상인력을 최대한 가동시켜 용수확보와 산불방지에 나서야 할 뿐 아니라 급수 등 각종 시설에 대한 관리 및 정비를 철저히 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관개시설이 잘 되어 있어 예전처럼 가뭄피해가 크지 않은곳도 있기는 하나, 아직도 하늘만 쳐다보는 영농현장은 수두룩하다. 양수기와 전동기 같은 한해대책 장비를 충분히 확보해 두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지하수 관정개발준비도 미리 해두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이같은 비상대책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해마다 반복되는 가뭄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총체적이고 항구적인 물관리 체제를 확립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여름철에 집중되는 강수량을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겨울 및 봄가뭄을 극복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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